국방예산 7천500억달러로 4% 증액…대외원조 예산 130억달러 삭감
트럼프, 내년 예산 4조7000억달러 요구…국방·장벽↑·비국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국방과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늘리고 대외원조·외교 등 비국방 예산을 대폭 삭감한 총액 4조7천억 달러(5천332조 원) 규모의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 1일~2020년 9월 30일)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AP·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86억 달러를 추가로 배정했다.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4% 늘린 7천500억 달러로 책정했다.

대신 대외원조 예산을 130억 달러 삭감하는 등 비국방 부문 예산을 5천970억 달러에서 5천430억 달러로 540억 달러(9%)나 삭감했다.

부처별로는 국무부가 23%, 환경보호청이 31%, 교통부가 22%, 주택도시개발부가 16% 각각 삭감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향후 10년간 고정비에 해당하는 법정지출을 1조9천억 달러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날 예산안 제출은 미국 경제가 내년 3.1% 성장한다는 낙관적인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초당파 성향 의회예산국은 감세 효과가 퇴색하면서 내년 성장률이 1.7%에 머무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성장 기반 예산안 편성과는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한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AP는 트럼프 행정부의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이 1조1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에는 총액 4조4천억 달러의 예산안을 제출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 예산안이 의회에서 강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며 또 다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예고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