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대박' 꿈꾼다면…가상화폐 투기 아닌 투자수단으로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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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75> 20대 가상화폐 투자
구매 경험자 22.7%가 20대
계층 사다리 사라지고 IT에 익숙
<75> 20대 가상화폐 투자
구매 경험자 22.7%가 20대
계층 사다리 사라지고 IT에 익숙
“정말 유익한 강의였어요.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싶어요.”
최근 20대 대학 졸업 예정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2주간 금융교육을 했다. 금리, 환율부터 주식 및 부동산 투자, 세금, 재무설계 등에 이르기까지 30여 개 강의 중 교육생들은 유독 가상화폐 강의를 최고로 꼽았다. 금융 분야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교육생들이라서 금융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상화폐에 익숙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가상화폐 구매 경험자 비중은 20대가 22.7%로 가장 높다. 이어 30대 19.4%, 40대 12.0%, 50대 8.2%, 60대 10.5% 등의 순이다. “가상화폐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응답자 비중은 20대(22.4%)가 가장 낮다.
이처럼 20대가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대박의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이 2~3년 주기로 폭등을 보였으니 다음 폭등을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대박을 낼 수 있다는 점도 투자할 돈이 적은 20대로선 매력적이다. 수천만, 수억원이 있어야 하는 부동산 투자처럼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다른 투자 대상과 비교하면 가상화폐는 초기 시장이라서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도 좋다는 주장이 20대를 솔깃하게 한다. 장기투자로 시작했다가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등장 같은 호재를 만나면 단번에 큰 수익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한몫한다. 이런 기대는 금 시세가 ‘금 ETF’ 등장으로 급격히 상승했던 사실로 뒷받침된다.
‘기성세대에 비해 재산 형성의 기회가 없다’는 생각은 20대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운다. 20대가 정보기술(IT)과 디지털 게임에 익숙하다는 점은 가상화폐를 친숙하게 느끼는 핵심 요인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20대의 인식을 더 자세히 보여주는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20대의 가상화폐 인식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째는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20대는 “기성세대처럼 큰돈으로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는 없지만 가상화폐엔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무조건 대박만을 노리기보다는 ‘합리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
둘째 유형은 가상화폐를 ‘미래기술’로 본다. “가상화폐는 거래단계를 줄여주고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만드는 신기술”이라며 “상용화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고 확신한다. 가상화폐 긍정론을 적극 피력한다.
셋째 유형은 가상화폐를 ‘도박이나 놀이’라고 규정한다. 이 유형의 20대는 “가상화폐로 한 번 돈을 벌면 도박에 빠지듯이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가상화폐에 빠져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며 경계한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에 관심을 갖더라도 여윳돈으로 해 볼 수 있는 놀이 정도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유형은 가상화폐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으로 본다. 실체가 없고 화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네덜란드 튤립 버블과 다를 바 없다는 부정적 태도를 취한다.
이 연구에선 네 가지 유형 중 ‘투자수단’과 ‘도박이나 놀이’로 간주하는 2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상화폐에 대해 투자수단이라는 긍정적 인식과 도박이나 놀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동시에 비슷한 정도로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가상화폐의 부정적 측면을 덜어내고 유용한 투자수단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투자대상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중요하다. 자신이 투자하려는 대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연구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 투자는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사 운이 좋아서 한두 번 성공하더라도 그것은 성공한 투자가 아니라 ‘얻어걸린 투기’로 봐야 한다.
가상화폐는 관련 기술의 발달로 실생활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실생활에서 가상화폐의 적용범위가 넓어지면 가상화폐는 수요를 창출할 것이고,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원리를 유념하고 가상화폐를 게임처럼 대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연구해서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투자 거장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자.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다.”(벤저민 그레이엄), “연구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전혀 보지 않는 것과 같다. ”(피터 린치)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최근 20대 대학 졸업 예정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2주간 금융교육을 했다. 금리, 환율부터 주식 및 부동산 투자, 세금, 재무설계 등에 이르기까지 30여 개 강의 중 교육생들은 유독 가상화폐 강의를 최고로 꼽았다. 금융 분야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교육생들이라서 금융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상화폐에 익숙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가상화폐 구매 경험자 비중은 20대가 22.7%로 가장 높다. 이어 30대 19.4%, 40대 12.0%, 50대 8.2%, 60대 10.5% 등의 순이다. “가상화폐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응답자 비중은 20대(22.4%)가 가장 낮다.
이처럼 20대가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대박의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이 2~3년 주기로 폭등을 보였으니 다음 폭등을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대박을 낼 수 있다는 점도 투자할 돈이 적은 20대로선 매력적이다. 수천만, 수억원이 있어야 하는 부동산 투자처럼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다른 투자 대상과 비교하면 가상화폐는 초기 시장이라서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도 좋다는 주장이 20대를 솔깃하게 한다. 장기투자로 시작했다가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등장 같은 호재를 만나면 단번에 큰 수익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한몫한다. 이런 기대는 금 시세가 ‘금 ETF’ 등장으로 급격히 상승했던 사실로 뒷받침된다.
‘기성세대에 비해 재산 형성의 기회가 없다’는 생각은 20대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운다. 20대가 정보기술(IT)과 디지털 게임에 익숙하다는 점은 가상화폐를 친숙하게 느끼는 핵심 요인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20대의 인식을 더 자세히 보여주는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20대의 가상화폐 인식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째는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20대는 “기성세대처럼 큰돈으로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는 없지만 가상화폐엔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무조건 대박만을 노리기보다는 ‘합리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
둘째 유형은 가상화폐를 ‘미래기술’로 본다. “가상화폐는 거래단계를 줄여주고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만드는 신기술”이라며 “상용화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고 확신한다. 가상화폐 긍정론을 적극 피력한다.
셋째 유형은 가상화폐를 ‘도박이나 놀이’라고 규정한다. 이 유형의 20대는 “가상화폐로 한 번 돈을 벌면 도박에 빠지듯이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가상화폐에 빠져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며 경계한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에 관심을 갖더라도 여윳돈으로 해 볼 수 있는 놀이 정도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유형은 가상화폐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으로 본다. 실체가 없고 화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네덜란드 튤립 버블과 다를 바 없다는 부정적 태도를 취한다.
이 연구에선 네 가지 유형 중 ‘투자수단’과 ‘도박이나 놀이’로 간주하는 2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상화폐에 대해 투자수단이라는 긍정적 인식과 도박이나 놀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동시에 비슷한 정도로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가상화폐의 부정적 측면을 덜어내고 유용한 투자수단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투자대상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중요하다. 자신이 투자하려는 대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연구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 투자는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사 운이 좋아서 한두 번 성공하더라도 그것은 성공한 투자가 아니라 ‘얻어걸린 투기’로 봐야 한다.
가상화폐는 관련 기술의 발달로 실생활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실생활에서 가상화폐의 적용범위가 넓어지면 가상화폐는 수요를 창출할 것이고,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원리를 유념하고 가상화폐를 게임처럼 대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연구해서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투자 거장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자.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다.”(벤저민 그레이엄), “연구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전혀 보지 않는 것과 같다. ”(피터 린치)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