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대구시 고성동에 개장한 대구FC전용구장 포레스트 아레나(DGB대구은행파크).  /대구FC 제공
지난 9일 대구시 고성동에 개장한 대구FC전용구장 포레스트 아레나(DGB대구은행파크). /대구FC 제공
대구에 축구전용경기장이 개장하고 대구시민프로구단인 대구FC의 경기력이 높아지면서 대구의 축구 열기가 크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시는 축구 열기를 반영해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특수목적 대구 관광상품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12일 발표했다.

1만2000석의 함성…대구시, 축구열기 후끈
시는 12일 오후 7시30분 열린 대구FC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를 앞두고 3박4일짜리 축구-치맥 관광상품을 만들어 350명의 중국 팬클럽과 1500명의 국내 중국인을 유치했다. 이상길 시 행정부시장은 “도심 복합 스포츠타운으로 조성된 축구전용경기장과 인근의 오페라하우스, 삼성창조캠퍼스, 치맥축제 등을 묶어 새로운 트렌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포레스트 아레나는 1만2000석의 관중석을 갖추고 지난 9일 개장했다. 축구팬들은 그동안 육상트랙이 있는 대구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관람해왔다. 새 경기장은 관중석에서 축구장까지의 거리가 20m에서 7m로 좁혀졌다.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관람 환경이 좋아졌다.

시는 관중석을 스탠딩 응원석과 테이블석, 스카이박스석 등으로 다양화해 관람 편의를 높였다. 발을 구르며 벌이는 응원을 위해 바닥판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축구 관람만 하는 게 아니라 음식점과 펍 등을 갖춰 가족, 연인들이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당초 경기장 이름은 침체된 옛 도심에 복합스포츠타운을 건설해 변화의 새 바람을 일으키자는 의미에서 포레스트 아레나로 지었다.

DGB대구은행이 네이밍 라이츠(경기장 명칭 독점 사용권)를 3년간 45억원에 구매해 K리그와 FA컵(한국축구협회 주최로 프로와 K아마추어를 통틀어 열리는 축구대회) 등이 열릴 때는 DGB대구은행파크로 불린다.

대구 축구 열기를 띄운 것은 전용구장의 등장도 있지만 대구FC의 높아진 경기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만년 하위로 K리그 1부리그(K리그1) 탈락 위기까지 겪어야 했던 대구FC는 지난해부터 선수 보강이 이뤄지면서 K리그 7위로 구단 창단 이래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또 FA컵에서 우승하면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따냈다. 포레스트 아레나 건설을 맡은 김형동 대변인(전 체육진흥과장)은 “개장식이 열린 경기에서 멋진 승리를 한 데다 오는 5월까지 ACL 예선전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려 시민들의 축구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대구FC는 지난 5일 호주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아와의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한 데다 9일 열린 K리그 대구 개막전에서는 제주유나이티드에 2-0 승리를 거뒀다. 12일에는 ACL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경기했다. 9일 개막전을 관람한 시민 이창호 씨는 “대구가 갑자기 축구도시로 부상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