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보다는 남북협력에 방점…화상상봉·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등 논의 관측
한미, 14일 워싱턴서 대북 워킹그룹회의…정부대표단 출국
한미 간에 비핵화와 남북관계 사안 등을 협의하는 워킹그룹 대면회의 참석차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이 13일 오전 출국했다.

한미 워킹그룹 대면회의는 통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직접 참석했지만, 이 본부장이 지난주 미국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난 터라 이번엔 이 단장이 대표단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에는 청와대와 통일부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워싱턴D.C.에서 14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남북 및 북미 관계와 관련한 동향 공유와 함께 남북협력 등 제반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동렬 단장은 그간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와 남북경협 관련 상황을 논의해온 만큼 이번 워킹그룹에서 비핵화보다는 남북협력과 관련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남북 이산가족화상상봉 관련 장비·물자의 대북 반출에 필요한 미국 내 제재면제 관련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화상상봉 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해선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면제 결정까지 완료됐지만, 미국 내에서 의회 승인을 받는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또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을 비롯해 제재 틀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관련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의 현지 시설점검은 유엔 대북제재 및 미국의 독자제재에 저촉되진 않지만, 미국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이달 6일 개성에 두고 나온 시설을 점검하겠다며 정부에 8번째로 방북을 신청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7일(현지시간) 대 언론 브리핑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정부는 일단 대북제재 틀 안에서 사전준비 및 환경조성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 성사여부는 남북경협을 통해 북미협상을 촉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에 미국 측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북한이 재건 움직임을 보이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동향에 대한 양국의 평가를 공유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조기 재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 워킹그룹 대면 회의가 열리는 것은 약 석 달 만이다.

마지막 대면 회의는 지난해 12월 21일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대표 주재로 한국에서 열렸다.

지난 1월 17일에는 워킹그룹 화상회의가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