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만으로 온라인 휩쓴 독도토너·꿀광쿠션…中企 화장품 대박 비결은 O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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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한국콜마 등 ODM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도맡아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도맡아
지난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화장품은 라운드랩의 ‘독도 토너’였다. 이 제품을 기획한 서린컴퍼니는 2017년 11월 직원 3명으로 시작한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광고도 하지 않고 온라인 입소문만으로 1년 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화장품산업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세 가지 요소인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유통 채널 없이 성공한 사례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 ‘고공행진’
중소기업이 만든 온라인 화장품 브랜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침체된 로드숍 브랜드 시장을 장악하며 메가 브랜드로 덩치를 키운 회사도 늘고 있다. 인지도와 마케팅, 유통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 화장품업계가 격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로는 닥터자르트, 블리블리, 미미박스, 3CE, 에이프릴 스킨 등이 있다.
닥터자르트 브랜드를 보유한 해브앤비는 2015년 매출 860억원에서 2017년 3600억원으로 2년 만에 네 배 성장했다. 올해는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리블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 임지현이 2015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로, 2016년 매출 40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뒤 해외 시장으로도 판로를 넓히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47억5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3.5%에서 지난해 4.2%로 늘었다. 중소기업 수출 품목 2위인 자동차 부품(4.3%) 비중과 맞먹는 규모다.
온라인이 바꾸는 시장 판도
그동안 대기업이 장악한 화장품 시장을 중소기업이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 덕분이다. 과거에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및 유통 채널을 보유한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온라인몰을 병행했다. 지금은 소자본으로 창업한 회사들이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 판매로 인지도를 쌓은 뒤 인기를 얻으면 매장을 내거나 홈쇼핑, H&B 스토어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온라인몰은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구매할 수 있고 상품과 가격을 비교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제품을 수출하기도 쉽다. 중국인의 한국 화장품 역직구 규모는 지난해 2조4300억원 규모로 4년 전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다.
자체 온라인몰 외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도 중소기업 브랜드 성장에 기여했다. 온라인 브랜드는 제품을 직접 테스트할 수 없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SNS에 제품 사용 전후를 비교하는 영상과 사진을 올려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블리블리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에이프릴 스킨은 페이스북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거나 TV CF 등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마케팅이 가능해진 셈이다.
ODM이 숨은 주역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ODM 업체들이 제품 기획부터 개발, 생산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화장품 개발 노하우나 생산 설비가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력으로 차별화할 수 있게 됐다.
코스맥스는 라운드랩의 독도 토너를 비롯해 블리블리의 아우라 광채 쿠션을 생산해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다. 3CE와 LAKA의 색조 제품도 대부분 코스맥스가 개발·생산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JM솔루션의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크림’ 등을 성공시켰다. JM솔루션의 마스크팩은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매출이 2017년 880억원에서 지난해 5300억원으로 여섯 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는 ODM 덕분에 화장품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인디 브랜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DM 회사들도 새로운 마이크로 뷰티 브랜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신규 및 온라인 업체 전담팀을 따로 두고 온라인·모바일 유통에 효과적인 신규 브랜드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온라인 화장품 업체 및 마케팅 능력과 우수한 제조력을 갖춘 ODM 회사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된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과 상생하고 해외에서도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중소기업이 만든 온라인 화장품 브랜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침체된 로드숍 브랜드 시장을 장악하며 메가 브랜드로 덩치를 키운 회사도 늘고 있다. 인지도와 마케팅, 유통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 화장품업계가 격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로는 닥터자르트, 블리블리, 미미박스, 3CE, 에이프릴 스킨 등이 있다.
닥터자르트 브랜드를 보유한 해브앤비는 2015년 매출 860억원에서 2017년 3600억원으로 2년 만에 네 배 성장했다. 올해는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리블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 임지현이 2015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로, 2016년 매출 40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뒤 해외 시장으로도 판로를 넓히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47억5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7%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3.5%에서 지난해 4.2%로 늘었다. 중소기업 수출 품목 2위인 자동차 부품(4.3%) 비중과 맞먹는 규모다.
온라인이 바꾸는 시장 판도
그동안 대기업이 장악한 화장품 시장을 중소기업이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 덕분이다. 과거에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및 유통 채널을 보유한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온라인몰을 병행했다. 지금은 소자본으로 창업한 회사들이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 판매로 인지도를 쌓은 뒤 인기를 얻으면 매장을 내거나 홈쇼핑, H&B 스토어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온라인몰은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구매할 수 있고 상품과 가격을 비교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제품을 수출하기도 쉽다. 중국인의 한국 화장품 역직구 규모는 지난해 2조4300억원 규모로 4년 전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다.
자체 온라인몰 외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도 중소기업 브랜드 성장에 기여했다. 온라인 브랜드는 제품을 직접 테스트할 수 없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SNS에 제품 사용 전후를 비교하는 영상과 사진을 올려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블리블리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에이프릴 스킨은 페이스북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거나 TV CF 등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마케팅이 가능해진 셈이다.
ODM이 숨은 주역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ODM 업체들이 제품 기획부터 개발, 생산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화장품 개발 노하우나 생산 설비가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력으로 차별화할 수 있게 됐다.
코스맥스는 라운드랩의 독도 토너를 비롯해 블리블리의 아우라 광채 쿠션을 생산해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다. 3CE와 LAKA의 색조 제품도 대부분 코스맥스가 개발·생산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JM솔루션의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크림’ 등을 성공시켰다. JM솔루션의 마스크팩은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매출이 2017년 880억원에서 지난해 5300억원으로 여섯 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는 ODM 덕분에 화장품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인디 브랜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DM 회사들도 새로운 마이크로 뷰티 브랜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신규 및 온라인 업체 전담팀을 따로 두고 온라인·모바일 유통에 효과적인 신규 브랜드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온라인 화장품 업체 및 마케팅 능력과 우수한 제조력을 갖춘 ODM 회사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게 된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과 상생하고 해외에서도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