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또다시 부결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첫번째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지 석달 만에 수정 합의안을 재표결에 부쳤지만 의회 벽을 넘지 못했다.

영국 하원은 12일(현지시간)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42, 반대 391로 부결시켰다. 지난 1월15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1차 투표에선 찬성 202대 반대 432로 합의안이 부결됐다.

전날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합의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백스톱(안전장치)과 관련한 보완책에 합의했지만 영국 법무상이 “달라진 게 없다”고 밝히면서 부결 분위기로 기울었다.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은 이날 오전 브렉시트 합의안 보완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 영국이 백스톱(안전장치')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수단이 없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콕스 법무상이 내놓은 법률 검토 결과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날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영국 하원은 13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안에 대한 표결을 열고, 이 방안이 거부되면 14일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투표한다.

런던=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