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톱다운 고수할듯…"트럼프, 진짜 의사결정권자 직접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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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대표 비건 '톱다운 신봉론'…과거 실패 '학습효과' 작용 분석
"북측 협상팀도 스트레스 많이 받아…70년 물살 거슬러 헤엄" 소회 토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귀결되면서 두 정상의 '케미'에 의존한 협상 방식에 변화가 가해질지 관심이 쏠려 왔으나 일단 미국 측은 기존 '톱다운 협상' 기조를 유지할 모양새이다.
'고위험·고수익 도박'으로 불려온 톱다운 담판 방식이 이번에 그 한계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북미 협상 과정에서 실패로 귀결된 전통적인 외교협상 방식인 '바텀업'으로 돌아가는 건 '옳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여기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북한 체제 특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실무협상 채널에서 난제를 풀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실무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특별대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콘퍼런스 좌담회에서 그간의 협상 경험에 비춰 톱다운 방식 신봉론을 폈다.
비건 특별대표는 "나는 협상장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사람(카운터파트)이 나와 같은 권한 및 해당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갖고 있다고 추정해야 한다"면서도 미국과 전혀 다른 체제인 북한 측 인사와 협상을 하는 건 분명히 '도전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활발한 내부 토론이나 정부 부처 간 논의, 싱크탱크들의 정책적 조언, 언론의 비판 등으로 인해 정책 조율을 진행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모든 것이 '톱다운'으로 추진되는 전혀 다른 체제라는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그러면서 "이것이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열렬한 지지자가 된 이유"라며 북한 체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톱다운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실무 차원에서 점차 위로 올라가는 방식을 적용했지만 아무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그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북한 협상팀에게 융통성을 발휘하고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진짜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을 직접 상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핵 단추 설전'으로 전쟁 위기론으로까지 치달았던 북미 관계가 두 차례의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지며 급반전한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예측불허의 승부사적 기질의 두 정상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도 지난 25년간 북미협상 실패의 역사를 거론하며 "오늘의 환경도 우리는 성공할 것이라는 걸 반드시 보장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처한 상황이나 접근 방식 모두 다르다"면서 톱다운 협상 방식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 바 있다.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등판, 대북 압박 메시지를 이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10일 방송 인터뷰에서 전임 정권들의 협상 실패를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에 자신 있어 한다.
그는 이러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다"며 최고 의사결정자의 '통 큰 결단'에 기대는 톱다운 방식을 고수하는 쪽에 무게를 둔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만남이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미리 언급한 데 이어 회담 후에도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는 메시지들이 트럼프 행정부 발(發)로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실무협상팀의 일정부분 권한 담보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북한 실무협상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재량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비건 특별대표는 실무협상을 하며 느낀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그는 "(북측) 협상팀 인사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다"며 "이는 두 나라(북미)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로, 우리는 지난 70년간의 (적대적) 역사의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간 소통 능력, 개인적 관계 및 신뢰 구축 등 과제가 협상 과정에 남아 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목적지에 도달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 역시 내 협상 상대들이 리더로부터 신뢰를 받는 유능한 적임자들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며 대북 협상에 대해 "민간 영역에서 내가 해온 협상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실패한다면 양측 모두에게 그 후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부담도 토로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채택은 불발됐지만, 그간의 논의는 '건설적'이었다면서 "이것이 외교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념하고 있는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 이익을 대변하는 올바른 대답을 얻기 위해 길을 찾아갈 것이며, 그들(북한 협상팀) 역시 그 정부를 위한 같은 임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측 협상팀도 스트레스 많이 받아…70년 물살 거슬러 헤엄" 소회 토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귀결되면서 두 정상의 '케미'에 의존한 협상 방식에 변화가 가해질지 관심이 쏠려 왔으나 일단 미국 측은 기존 '톱다운 협상' 기조를 유지할 모양새이다.
'고위험·고수익 도박'으로 불려온 톱다운 담판 방식이 이번에 그 한계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북미 협상 과정에서 실패로 귀결된 전통적인 외교협상 방식인 '바텀업'으로 돌아가는 건 '옳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인식에서다.
여기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북한 체제 특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실무협상 채널에서 난제를 풀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실무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특별대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콘퍼런스 좌담회에서 그간의 협상 경험에 비춰 톱다운 방식 신봉론을 폈다.
비건 특별대표는 "나는 협상장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사람(카운터파트)이 나와 같은 권한 및 해당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갖고 있다고 추정해야 한다"면서도 미국과 전혀 다른 체제인 북한 측 인사와 협상을 하는 건 분명히 '도전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활발한 내부 토론이나 정부 부처 간 논의, 싱크탱크들의 정책적 조언, 언론의 비판 등으로 인해 정책 조율을 진행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모든 것이 '톱다운'으로 추진되는 전혀 다른 체제라는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그러면서 "이것이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열렬한 지지자가 된 이유"라며 북한 체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톱다운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실무 차원에서 점차 위로 올라가는 방식을 적용했지만 아무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그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북한 협상팀에게 융통성을 발휘하고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진짜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을 직접 상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핵 단추 설전'으로 전쟁 위기론으로까지 치달았던 북미 관계가 두 차례의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지며 급반전한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예측불허의 승부사적 기질의 두 정상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도 지난 25년간 북미협상 실패의 역사를 거론하며 "오늘의 환경도 우리는 성공할 것이라는 걸 반드시 보장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처한 상황이나 접근 방식 모두 다르다"면서 톱다운 협상 방식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 바 있다.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등판, 대북 압박 메시지를 이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10일 방송 인터뷰에서 전임 정권들의 협상 실패를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에 자신 있어 한다.
그는 이러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다"며 최고 의사결정자의 '통 큰 결단'에 기대는 톱다운 방식을 고수하는 쪽에 무게를 둔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만남이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미리 언급한 데 이어 회담 후에도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는 메시지들이 트럼프 행정부 발(發)로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실무협상팀의 일정부분 권한 담보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북한 실무협상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재량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비건 특별대표는 실무협상을 하며 느낀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그는 "(북측) 협상팀 인사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분명히 느낄 수 있다"며 "이는 두 나라(북미)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로, 우리는 지난 70년간의 (적대적) 역사의 물살을 거슬러 헤엄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간 소통 능력, 개인적 관계 및 신뢰 구축 등 과제가 협상 과정에 남아 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목적지에 도달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 역시 내 협상 상대들이 리더로부터 신뢰를 받는 유능한 적임자들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며 대북 협상에 대해 "민간 영역에서 내가 해온 협상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실패한다면 양측 모두에게 그 후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부담도 토로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채택은 불발됐지만, 그간의 논의는 '건설적'이었다면서 "이것이 외교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념하고 있는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 이익을 대변하는 올바른 대답을 얻기 위해 길을 찾아갈 것이며, 그들(북한 협상팀) 역시 그 정부를 위한 같은 임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