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얼어붙었지만…똘똘한 한 채 섣불리 팔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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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지난해 11월부터 17주 연속 하락
강남 4구 매매거래량 작년 10분의1도 안돼
강남 4구 매매거래량 작년 10분의1도 안돼
부동산 시장이 봄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정부의 대출 규제와 보유세 인상, 공시가격 상승 부담에 주택 보유자는 팔고 싶어도 언제 팔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매수 희망자는 집값이 더 떨어질까 우려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팔까 보유할까
서울 집값은 1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0.89% 떨어졌다. 강남구가 2.92%, 송파구가 2.07% 하락하는 등 강남권이 약세를 주도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1587건에 불과했다. 2월 거래량으로는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서초, 송파, 강남 등 강남 4구의 매매 거래량은 작년 대비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9633건으로 1월(1만7795건)에 비해 10.3%가량 증가했다. 작년 2월(1만7549건)에 비해서도 11.9% 늘었다. 서울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 수요가 둔화된 시기인 만큼 성급하게 주택을 정리하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라면 부동산 시장 변화를 기다리며 보유하거나 증여하라고 조언했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굳이 팔아야 할 이유가 없고 현금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는 좋은 입지의 아파트라면 양도세를 과하게 물면서 팔지 않는 것이 좋다”며 “시장이 다시 좋아질 때까지 가지고 있거나 증여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좋은 입지, 생활 인프라를 갖춘 아파트는 보유하는 게 좋지만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는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줄어들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감수하면서 보유할 것인지, 상대적으로 양도차익이 적은 것을 먼저 매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유 주택을 팔겠다고 결심한 다주택자는 언제 매도할지 시기를 잘 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나오고, 6월 보유세가 확정되고, 9월 재산세 납부할 시기가 오면 유동성이 부족한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전문위원은 “올해 꼭 팔아야 할 다주택자는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서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몰려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집을 사려면 자금계획 확인이 우선
주택 매수 희망자는 언제 저렴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주택 구매 자금조달 계획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가능한 자금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아무리 싸게 나와도 일정 부분 현금을 확보하지 않으면 매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원하는 지역의 주택 가격, 가용 가능 현금, 대출 가능 금액, 대출 상환계획 등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매수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적기는 돈이 있을 때”라며 “자금 계획이 서 있다면 지금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흔히 매수 희망자들은 집값 추가 하락을 우려하지만 한두 건 급급매 거래로 시장 전체를 가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지역은 매수자 우위 시장일 때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며 “거래절벽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더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다 매수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양 소장은 “올해는 계속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 매수 타이밍은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기회를 보면서 급매나 경공매 등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위원은 “무주택자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리는 올 하반기가 매수 타이밍”이라며 “다만 시장의 기대만큼 큰 폭의 집값 하락은 없을 수 있어 관심지역 매물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주를 앞두고 공급 물량이 몰린 지역을 노리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개포, 강동 고덕 등 올해 입주하는 서울 단지들 중 대부분은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이 많아 입주권 가격이 최고가 대비 많이 떨어졌다”며 “같은 생활권의 수요자라면 입주 시기에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 분양은 과거에 비해 분양가격이 높아져 청약 당첨 이점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후분양으로 전환한 강남권 단지들이 늘며 시세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서울 집값은 1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0.89% 떨어졌다. 강남구가 2.92%, 송파구가 2.07% 하락하는 등 강남권이 약세를 주도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1587건에 불과했다. 2월 거래량으로는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서초, 송파, 강남 등 강남 4구의 매매 거래량은 작년 대비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9633건으로 1월(1만7795건)에 비해 10.3%가량 증가했다. 작년 2월(1만7549건)에 비해서도 11.9% 늘었다. 서울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 수요가 둔화된 시기인 만큼 성급하게 주택을 정리하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라면 부동산 시장 변화를 기다리며 보유하거나 증여하라고 조언했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굳이 팔아야 할 이유가 없고 현금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는 좋은 입지의 아파트라면 양도세를 과하게 물면서 팔지 않는 것이 좋다”며 “시장이 다시 좋아질 때까지 가지고 있거나 증여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좋은 입지, 생활 인프라를 갖춘 아파트는 보유하는 게 좋지만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는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줄어들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감수하면서 보유할 것인지, 상대적으로 양도차익이 적은 것을 먼저 매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유 주택을 팔겠다고 결심한 다주택자는 언제 매도할지 시기를 잘 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나오고, 6월 보유세가 확정되고, 9월 재산세 납부할 시기가 오면 유동성이 부족한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전문위원은 “올해 꼭 팔아야 할 다주택자는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서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몰려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집을 사려면 자금계획 확인이 우선
주택 매수 희망자는 언제 저렴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보다 주택 구매 자금조달 계획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가능한 자금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아무리 싸게 나와도 일정 부분 현금을 확보하지 않으면 매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원하는 지역의 주택 가격, 가용 가능 현금, 대출 가능 금액, 대출 상환계획 등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매수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적기는 돈이 있을 때”라며 “자금 계획이 서 있다면 지금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흔히 매수 희망자들은 집값 추가 하락을 우려하지만 한두 건 급급매 거래로 시장 전체를 가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지역은 매수자 우위 시장일 때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며 “거래절벽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더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다 매수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양 소장은 “올해는 계속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 매수 타이밍은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기회를 보면서 급매나 경공매 등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위원은 “무주택자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리는 올 하반기가 매수 타이밍”이라며 “다만 시장의 기대만큼 큰 폭의 집값 하락은 없을 수 있어 관심지역 매물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주를 앞두고 공급 물량이 몰린 지역을 노리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개포, 강동 고덕 등 올해 입주하는 서울 단지들 중 대부분은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이 많아 입주권 가격이 최고가 대비 많이 떨어졌다”며 “같은 생활권의 수요자라면 입주 시기에 저렴하게 나온 급매물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 분양은 과거에 비해 분양가격이 높아져 청약 당첨 이점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후분양으로 전환한 강남권 단지들이 늘며 시세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