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사업에 취업자↑…제조업·30·40대는 여전히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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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용시장 활기…상용직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 개선 흐름"
전문가 "민간일자리 증가로 보기 어렵다…추경·경기 부양 필요하다"
지난달 취업자가 26만여명 늘어나며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증가를 기록했지만 민간고용 활성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자리사업 정책 영향으로 노인 취업이 기록적으로 증가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산업에선 일자리가 줄었고 한국 경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40대 취업자 감소세도 멈추지 않았다.
취업자 13개월 만에 20만명대 증가…"일자리사업 효과·고용의 질 개선"
13일 발표된 2월 통계청 고용 동향 자료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규모 26만3천명이란 숫자가 우선 눈에 띈다.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1월 33만4천명을 기록한 후 올해 1월까지 12개월 연속 20만명 미만이었고 한때 3천명(2018년 8월)까지 쪼그라든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실적은 올해 정부의 목표(연평균 15만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동절기 노인소득 보전을 위한 노인 일자리사업 조기 집행, 비교 대상인 2018년 2월 고용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쳐 지표가 개선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취업자를 산업·연령별로 구분해보면 60세 이상(39만7천명 증가)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3만7천명)에서 역대 가장 많이 늘었다.
농림어업 취업자(11만7천명 증가)도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정부는 일자리사업의 영향을 제외해도 고용여건이 개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에서 '공공행정 및 보건복지'를 제외한 취업자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달 증가(9천명)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농림어업을 제외한 취업자는 2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2월에 14만6천명 증가하는 등 흐름에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업종에서 취업자 증가 폭이 확대하거나 감소 폭이 축소하는 등 사정이 개선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정부는 상용직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작년 2월 42.2%에서 올해 2월 42.9%로 0.7%포인트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 참가율(0.3%포인트)이 오르면서 고용률(0.2%포인트)과 실업률(0.1%포인트)이 동반 상승하는 것은 고용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정부는 해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가 20개월간 이어진 감소세 끝에 1천명 늘어난 것을 두고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민간일자리 증가로 보기 어렵다…추경·경기부양 필요"
정부가 반색하는 것과 달리 이번 고용지표는 민간 일자리가 늘어난 결과로 보기 어려워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자 증가가 현저한 분야와 연령대에 비춰볼 때 정부 일자리사업이 고용시장을 지탱한 것일 뿐, 주력 산업은 채용을 꺼리는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에 15만1천명 줄었다.
1월(-17만명)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지만, 작년 12월(-12만7천명)보다 더 많이 줄었고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 동향도 심상치 않다.
건설업 취업자는 1월에 -1만9천명, 지난달 -3천명을 기록하며 두 달째 줄었다.
감소 폭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2017년 11만9천명·2018년 4만7천명 증가하며 버팀목 역할을 한 점에 비춰보면 고용 안전판이 사라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60대 이상 고령자 취업이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30대 취업자는 11만5천명, 40대 취업자는 12만8천명 줄었다.
30대는 17개월 연속, 40대는 40개월 연속 전년동월보다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10만명 정도는 재정 투입에 따른 추가 취업자로 추정된다"며 "예전에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 정도였다고 보면 재정 영향을 제외한 취업자는 여전히 3분의 1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시장에 나온 이들이 느끼는 고용 상황이 개선했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은 통계 작성 후 최고 수준(전체 13.4%, 청년층 24.4%)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일자리사업 등 취약 계층이 받는 충격을 줄이는 정부 노력을 의미 있게 평가하되 경기를 부양하거나 민간이 적극 채용에 나설 수 있도록 긍정적 신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부총리가 공공 일자리를 많이 늘린다고 했는데 그것이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영역 취업자가 그리 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에 관해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일각에서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비판하지만 되돌릴 수는 없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 추경 편성, 감세 정책 등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성태윤 교수는 "경기 관리 측면에서 추경 등 어느 정도의 재정 투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추가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노동비용 부담을 의식해 새로운 투자나·고용을 꺼리고 있는데 향후에 이와 관련해 추가 충격이 없다고 느끼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취약 계층을 지원하면서 민간일자리 확대에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민간의 활력 제고를 위해 수출대책, 투자 활성화, 산업혁신 등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고용시장을 분석해 취약 요인에 맞게 맞춤형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전문가 "민간일자리 증가로 보기 어렵다…추경·경기 부양 필요하다"
지난달 취업자가 26만여명 늘어나며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증가를 기록했지만 민간고용 활성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자리사업 정책 영향으로 노인 취업이 기록적으로 증가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산업에선 일자리가 줄었고 한국 경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40대 취업자 감소세도 멈추지 않았다.
취업자 13개월 만에 20만명대 증가…"일자리사업 효과·고용의 질 개선"
13일 발표된 2월 통계청 고용 동향 자료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규모 26만3천명이란 숫자가 우선 눈에 띈다.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1월 33만4천명을 기록한 후 올해 1월까지 12개월 연속 20만명 미만이었고 한때 3천명(2018년 8월)까지 쪼그라든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실적은 올해 정부의 목표(연평균 15만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동절기 노인소득 보전을 위한 노인 일자리사업 조기 집행, 비교 대상인 2018년 2월 고용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쳐 지표가 개선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취업자를 산업·연령별로 구분해보면 60세 이상(39만7천명 증가)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3만7천명)에서 역대 가장 많이 늘었다.
농림어업 취업자(11만7천명 증가)도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정부는 일자리사업의 영향을 제외해도 고용여건이 개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에서 '공공행정 및 보건복지'를 제외한 취업자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달 증가(9천명)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농림어업을 제외한 취업자는 2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2월에 14만6천명 증가하는 등 흐름에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업종에서 취업자 증가 폭이 확대하거나 감소 폭이 축소하는 등 사정이 개선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정부는 상용직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작년 2월 42.2%에서 올해 2월 42.9%로 0.7%포인트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활동 참가율(0.3%포인트)이 오르면서 고용률(0.2%포인트)과 실업률(0.1%포인트)이 동반 상승하는 것은 고용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정부는 해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가 20개월간 이어진 감소세 끝에 1천명 늘어난 것을 두고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민간일자리 증가로 보기 어렵다…추경·경기부양 필요"
정부가 반색하는 것과 달리 이번 고용지표는 민간 일자리가 늘어난 결과로 보기 어려워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자 증가가 현저한 분야와 연령대에 비춰볼 때 정부 일자리사업이 고용시장을 지탱한 것일 뿐, 주력 산업은 채용을 꺼리는 추세에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에 15만1천명 줄었다.
1월(-17만명)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지만, 작년 12월(-12만7천명)보다 더 많이 줄었고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 동향도 심상치 않다.
건설업 취업자는 1월에 -1만9천명, 지난달 -3천명을 기록하며 두 달째 줄었다.
감소 폭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2017년 11만9천명·2018년 4만7천명 증가하며 버팀목 역할을 한 점에 비춰보면 고용 안전판이 사라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60대 이상 고령자 취업이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30대 취업자는 11만5천명, 40대 취업자는 12만8천명 줄었다.
30대는 17개월 연속, 40대는 40개월 연속 전년동월보다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10만명 정도는 재정 투입에 따른 추가 취업자로 추정된다"며 "예전에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 정도였다고 보면 재정 영향을 제외한 취업자는 여전히 3분의 1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시장에 나온 이들이 느끼는 고용 상황이 개선했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은 통계 작성 후 최고 수준(전체 13.4%, 청년층 24.4%)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공공 일자리사업 등 취약 계층이 받는 충격을 줄이는 정부 노력을 의미 있게 평가하되 경기를 부양하거나 민간이 적극 채용에 나설 수 있도록 긍정적 신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부총리가 공공 일자리를 많이 늘린다고 했는데 그것이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영역 취업자가 그리 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에 관해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일각에서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비판하지만 되돌릴 수는 없다.
선제적인 금리 인하, 추경 편성, 감세 정책 등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성태윤 교수는 "경기 관리 측면에서 추경 등 어느 정도의 재정 투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추가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노동비용 부담을 의식해 새로운 투자나·고용을 꺼리고 있는데 향후에 이와 관련해 추가 충격이 없다고 느끼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취약 계층을 지원하면서 민간일자리 확대에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민간의 활력 제고를 위해 수출대책, 투자 활성화, 산업혁신 등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고용시장을 분석해 취약 요인에 맞게 맞춤형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