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근소한 표차로 노딜 브렉시트 거부
영국 의회가 13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딜이 거부됨으로써 영국 하원은 14일 브렉시트 시행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표결을 벌인다.

영국 하원은 이날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안건을 상정해 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가결시켰다. 지난 12일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이 찬성 242, 반대 391로 부결된 데 이어 노딜 브렉시트안도 거부됨에 따라 브렉시트 시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대다수의 의원들이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집권 보수당이 자유투표를 실시하면서 대부분의 보수당 의원들이 노딜 브렉시트 거부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영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전망치인 1.6%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5개월만에 성장률 전망치가 급락한 것은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 침체 때문이다. 해먼드 장관은 노딜 브렉시트를 하면 영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며 장기적으로도 영국 경제가 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먼드 장관은 “높은 실업률과 적은 임금, 높은 물가는 2016년 국민투표에서 영국민들이 원했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도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면 영국 경제는 1970년 오일쇼크 때와 같은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런던=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