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도 카드수수료 인상 반발…현대차처럼 접점 찾을까
현대차와 카드사와 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안이 타결되면서 유통업계와 카드사 간 수수료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 통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이를 카드사에 전달했다.

카드사들은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에 이달 1일부터 수수료율을 2%대 초반으로 평균 0.14% 포인트 인상하겠다고 지난달 통보했다.

이마트는 수수료율 인상의 근거가 없다면서 카드사에 수용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금 조달 비용이 올랐다거나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수수료율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카드사의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이마트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9%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카드수수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카드사에 통보하고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카드수수료 인상 반발…현대차처럼 접점 찾을까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역시 카드사들로부터 0.04∼0.26%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최근 인상안 수용 거부 입장을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카드사로부터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듣지 못했다"면서 "수수료율 인상 시 비용이 늘어날 뿐 아니라 고객에게 혜택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결과 이번에 연 매출이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올린 수수료율을 대형마트에 적용하고 있다.

카드사와 유통업체 간 협상이 끝나면 수수료율 차액을 정산해 유통업체에 돌려주게 된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가맹점 계약해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아주 많이 커진다"면서 "가맹점 계약 해지보다는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