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공공사업 퀄리티 높아졌다…적용범위 확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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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경 블록체인 세미나 개최
아이콘·조폐공사·KISA·관세청·축산물품질평가원·서울의료원 사례발표
아이콘·조폐공사·KISA·관세청·축산물품질평가원·서울의료원 사례발표
정부 차원 블록체인 진흥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블록체인 공공서비스 시범사업 범위를 민간 기업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주최로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블록체인, 공공서비스를 혁신하다’ 세미나에서다.
◆ KISA '블록체인을 통한 공공혁신 사례'
세미나 첫 강연자로 나선 KISA 블록체인확산센터 하태균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공공기관들 대상으로 추진해온 블록체인 공공사업을 올해 10월 사업 참가 신청을 받을 때 공공서비스를 하는 민간 사업자들도 제안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선정으로 지원하는 연간 예산은 평균 6억~7억원으로, 내년부터는 과제 규모에 따라 개별 과제 지원 예산에도 차등을 둘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하 수석연구원은 “2017년에 비해 2018년 수요조사 당시 참여 기관들의 사업계획 퀄리티(품질)가 높아지고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면서 “혁신성과 파급력, 블록체인 기술 활용도에 초점을 맞춰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하는 데 힘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 관세청 '스마트계약 기반의 첨단 수출물류 서비스'
관세청 정보개발팀 김종렬 사무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 사무관은 특히 개인의 해외직구가 기업 무역에 버금갈 정도로 급증한 점을 블록체인 적용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전자상거래 물량이 급증하면서 악용 소지도 늘어난다”면서 “온라인몰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판매업체가 특송사에 요청해 세관의 통관 절차를 밟는 게 기존 시스템인데, 이 과정에서 자료상 기입된 물품이 바뀌거나 금액이 허위 기재될 수 있다. 지금 시스템은 ‘성실하게 신고할 것’이란 선의에 기대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서류상 정보를 ‘원천정보화’해 블록체인상에 올려 위·변조 가능성을 방지하는 게 관세청 목표다. 김 사무관은 “인적·물품·가격·배송정보 등 필수 정보를 판매업체와 특송사, 세관이 함께 처음부터 블록체인으로 공유해 신뢰성과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조폐공사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지역상품권'
한국조폐공사가 개발하는 모바일 지역상품권을 소개한 김의석 블록체인 사업기획팀장은 ‘사회적 혁신기술’로서의 블록체인에 포커스를 맞췄다.
김 팀장은 “유효기간이 있는 ‘유가증권’ 성격 지역상품권에 지방자치단체들 관심이 높고 개발 수요도 상당하다. 지역별 산업 특성, 물가상승률 등 경제 환경이 다른 탓”이라며 “조폐공사는 위변조를 방지해 신뢰도를 높인 블록체인 기반 지역상품권을 개발, 지자체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블록체인 프로젝트”라고 의미 부여했다.
시흥시는 이미 블록체인 지역상품권 유통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성남시도 다음달 시작한다. 김 팀장은 “가령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공공자본을 투입하면 민간에선 소비에 활용하기보다 안전자산화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지역상품권은 유효기간을 둔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실제 소비 촉진이 가능하다”며 “소득주도성장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축산물품질평가원 '블록체인으로 축산물 이력관리를 한 눈에'
블록체인 기반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기존 이력관리제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정부 주도 단속’에서 ‘상호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남승엽 과장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으로 평가원·농가·도축장·가공장·판매장 5개 노드(참여자)로 구성했다”며 “가령 급식용 쇠고기 납품시 많게는 5가지 서류를 판매 중량별로 거래처마다 일일이 복사해 보내야 해 애로사항으로 지적돼왔다. 블록체인 상에 정보를 올려 이같은 소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가 태어났다는 블록이 먼저 생성된 뒤 어떤 항생제를 쓰고 접종을 했는지 등이 모두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는 식이다. 축산 농가는 유통 과정에서 변질이 없는지, 판매처는 농가가 잘 사육했는지 상호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실제 블록체인을 적용해보니 이력 추적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별도 모니터링용으로 쓰면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 서울의료원 '블록체인과 스마트 호스피탈 서비스'
서울의료원 정상경 의료정보팀장은 “앞서 발표한 공공기관들과 달리 서울의료원은 올해 처음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정보기술(IT) 서비스를 통한 환자들의 알 권리 제공, 진료정보 교류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의료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개인 건강정의 주권이 바뀌는 의미가 크다. 종전엔 의료기관 소유던 건강정보가 환자 공동소유로 전환됨에 따라 생태계뿐 아니라 관련 법령 및 제도도 바뀌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민감한 의료 데이터는 오프체인에, 거래기록을 비롯한 요약 정보는 온체인에 올리는 식의 이원화 솔루션을 구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를 토대로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실손보험 청구, ‘단골 의원’ 등록 등 각종 절차를 간편화한다는 구상. 서울의료원은 실손보험 청구와 관련해 교보생명, 우정사업본부와 연동하고 모바일에선 카카오톡 알림톡, 갤럭시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기기)와도 연계해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 아이콘 '4차산업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블록체인 활용사례'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세미나에 참여한 아이콘루프의 김항진 사업개발부문 이사가 마지막 발표자로 나섰다. 아이콘루프는 서울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부문 블록체인 사업과 적극 협업해온 대표적 블록체인 업체다.
김 이사는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서비스가 잘 갖춰진 한국은 가상화폐(암호화폐) 사용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도입이 필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가 ‘프로그래밍 친화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시티 구동을 위해서는 암호화폐 시스템이 거의 필수적이라는 게 김 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블록체인 스마트계약 상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안정적이고 빠른 결제 처리가 가능하다. 모든 결제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 중간관리자가 필요 없어져 예산절감, 처리속도 상승효과가 있고 국경, 산업간 장벽에 관계없이 동일한 시스템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며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청중 200여명은 블록체인 사업 방향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암호화폐와 연동한 인센티브 시스템인 퍼블릭 블록체인 요소 도입 여부를 묻는 질의에 하태균 수석연구원은 “공공서비스 특성상 위변조 방지에 초점을 맞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단 중개자 제거, 신뢰도 향상을 통한 비용절감은 가능”면서 “사업에 참여할 민간 기업은 비즈니스모델을 직접 짜 제안할 수 있다”고 답했다.
남승엽 과장은 IT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농민들이 정보를 잘못 기재해도 블록체인의 속성상 변경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입력된 정보를 수정할 순 없으므로 새롭게 블록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귀띔했다.
김봉구/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 KISA '블록체인을 통한 공공혁신 사례'
세미나 첫 강연자로 나선 KISA 블록체인확산센터 하태균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공공기관들 대상으로 추진해온 블록체인 공공사업을 올해 10월 사업 참가 신청을 받을 때 공공서비스를 하는 민간 사업자들도 제안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선정으로 지원하는 연간 예산은 평균 6억~7억원으로, 내년부터는 과제 규모에 따라 개별 과제 지원 예산에도 차등을 둘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하 수석연구원은 “2017년에 비해 2018년 수요조사 당시 참여 기관들의 사업계획 퀄리티(품질)가 높아지고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면서 “혁신성과 파급력, 블록체인 기술 활용도에 초점을 맞춰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하는 데 힘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 관세청 '스마트계약 기반의 첨단 수출물류 서비스'
관세청 정보개발팀 김종렬 사무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 사무관은 특히 개인의 해외직구가 기업 무역에 버금갈 정도로 급증한 점을 블록체인 적용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전자상거래 물량이 급증하면서 악용 소지도 늘어난다”면서 “온라인몰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판매업체가 특송사에 요청해 세관의 통관 절차를 밟는 게 기존 시스템인데, 이 과정에서 자료상 기입된 물품이 바뀌거나 금액이 허위 기재될 수 있다. 지금 시스템은 ‘성실하게 신고할 것’이란 선의에 기대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서류상 정보를 ‘원천정보화’해 블록체인상에 올려 위·변조 가능성을 방지하는 게 관세청 목표다. 김 사무관은 “인적·물품·가격·배송정보 등 필수 정보를 판매업체와 특송사, 세관이 함께 처음부터 블록체인으로 공유해 신뢰성과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조폐공사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지역상품권'
한국조폐공사가 개발하는 모바일 지역상품권을 소개한 김의석 블록체인 사업기획팀장은 ‘사회적 혁신기술’로서의 블록체인에 포커스를 맞췄다.
김 팀장은 “유효기간이 있는 ‘유가증권’ 성격 지역상품권에 지방자치단체들 관심이 높고 개발 수요도 상당하다. 지역별 산업 특성, 물가상승률 등 경제 환경이 다른 탓”이라며 “조폐공사는 위변조를 방지해 신뢰도를 높인 블록체인 기반 지역상품권을 개발, 지자체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블록체인 프로젝트”라고 의미 부여했다.
시흥시는 이미 블록체인 지역상품권 유통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성남시도 다음달 시작한다. 김 팀장은 “가령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공공자본을 투입하면 민간에선 소비에 활용하기보다 안전자산화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지역상품권은 유효기간을 둔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실제 소비 촉진이 가능하다”며 “소득주도성장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축산물품질평가원 '블록체인으로 축산물 이력관리를 한 눈에'
블록체인 기반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기존 이력관리제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정부 주도 단속’에서 ‘상호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남승엽 과장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으로 평가원·농가·도축장·가공장·판매장 5개 노드(참여자)로 구성했다”며 “가령 급식용 쇠고기 납품시 많게는 5가지 서류를 판매 중량별로 거래처마다 일일이 복사해 보내야 해 애로사항으로 지적돼왔다. 블록체인 상에 정보를 올려 이같은 소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가 태어났다는 블록이 먼저 생성된 뒤 어떤 항생제를 쓰고 접종을 했는지 등이 모두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는 식이다. 축산 농가는 유통 과정에서 변질이 없는지, 판매처는 농가가 잘 사육했는지 상호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실제 블록체인을 적용해보니 이력 추적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별도 모니터링용으로 쓰면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 서울의료원 '블록체인과 스마트 호스피탈 서비스'
서울의료원 정상경 의료정보팀장은 “앞서 발표한 공공기관들과 달리 서울의료원은 올해 처음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정보기술(IT) 서비스를 통한 환자들의 알 권리 제공, 진료정보 교류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의료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개인 건강정의 주권이 바뀌는 의미가 크다. 종전엔 의료기관 소유던 건강정보가 환자 공동소유로 전환됨에 따라 생태계뿐 아니라 관련 법령 및 제도도 바뀌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 민감한 의료 데이터는 오프체인에, 거래기록을 비롯한 요약 정보는 온체인에 올리는 식의 이원화 솔루션을 구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를 토대로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실손보험 청구, ‘단골 의원’ 등록 등 각종 절차를 간편화한다는 구상. 서울의료원은 실손보험 청구와 관련해 교보생명, 우정사업본부와 연동하고 모바일에선 카카오톡 알림톡, 갤럭시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기기)와도 연계해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 아이콘 '4차산업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블록체인 활용사례'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세미나에 참여한 아이콘루프의 김항진 사업개발부문 이사가 마지막 발표자로 나섰다. 아이콘루프는 서울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부문 블록체인 사업과 적극 협업해온 대표적 블록체인 업체다.
김 이사는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서비스가 잘 갖춰진 한국은 가상화폐(암호화폐) 사용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도입이 필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가 ‘프로그래밍 친화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시티 구동을 위해서는 암호화폐 시스템이 거의 필수적이라는 게 김 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블록체인 스마트계약 상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안정적이고 빠른 결제 처리가 가능하다. 모든 결제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 중간관리자가 필요 없어져 예산절감, 처리속도 상승효과가 있고 국경, 산업간 장벽에 관계없이 동일한 시스템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며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청중 200여명은 블록체인 사업 방향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암호화폐와 연동한 인센티브 시스템인 퍼블릭 블록체인 요소 도입 여부를 묻는 질의에 하태균 수석연구원은 “공공서비스 특성상 위변조 방지에 초점을 맞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단 중개자 제거, 신뢰도 향상을 통한 비용절감은 가능”면서 “사업에 참여할 민간 기업은 비즈니스모델을 직접 짜 제안할 수 있다”고 답했다.
남승엽 과장은 IT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농민들이 정보를 잘못 기재해도 블록체인의 속성상 변경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입력된 정보를 수정할 순 없으므로 새롭게 블록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귀띔했다.
김봉구/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