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금융지주 및 은행 사외이사 후보로 법조계 출신 및 경영대 교수가 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와중에 관료 출신도 사외이사 후보로 발탁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13일 안강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장과 석승훈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정했다. 석 교수는 경영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국민은행이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면 사외이사진은 4명에서 5명으로 바뀐다.

신한금융지주의 신규 사외이사 4명 중 2명은 관료 출신이다. 신한금융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이윤재 전 대통령 비서관, 금융정보분석원장(FIU) 출신인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 등 4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한다. 신한금융 사외이사 수는 10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다. KB금융지주는 27일 주총에서 한국정부회계학회장을 지낸 김경호 홍익대 경영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한다.

하나금융지주도 22일 주총에서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 사외이사를 7명에서 8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월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와 기획예산처 관료 출신인 방문규 고려대 융합연구원 석좌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달 말 사외이사 1명을 추가 선임해 6명이던 사외이사진을 7명으로 꾸릴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신충식 전 농협금융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요건에 맞춰 자체 감사 역할을 강화하려는 조치라는 게 금융계의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곳곳에 관료 출신이 눈에 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정부 눈치를 보고 관료 출신의 ‘자리’를 만들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지은/안상미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