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함께 '인생 2막' 열어…가보지 않은 길 도전"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죠. 고생길이 훤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은퇴 후 시골에서 은거하는 생활이 더 힘들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자전거만 들고 훌쩍 떠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은퇴 후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광철 전 원주시 부시장(사진)은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나게 된 계기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9급과 7급 공채에 합격했다. 행정자치부 지방재정팀장, 화천군 부군수,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을 거쳐 원주시 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2014년 은퇴 후 아내와 함께 유럽으로 떠난 자전거 여행이 그의 ‘인생 2막’을 열어줬다.

첫해에는 오스트리아, 독일, 룩셈부르크, 프랑스, 영국 등 유럽 5개국을 돌았다. 이동은 자전거로, 숙박은 야영지에서 텐트를 치면 해결이 됐다. 밥도 직접 해먹었다. 행자부 시절 산악자전거를 타는 한 청년과의 만남을 계기로 두 부부는 함께 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해왔다. 그는 “동호회 활동을 하며 익힌 지식과 경험이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을 마친 뒤 이듬해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이란 책을 냈다. 그해 원주와 춘천, 서울 등 세 곳에서 사진전도 열었다. 그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걸 보고 또다시 여행할 용기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2015년에는 중국, 일본, 한국을 지나는 동북아 대장정을 완주했다. 2017년에는 50~60대 4명과 함께 뉴질랜드를 돌았고, 지난해에는 미국 서부지역을 종단했다. 최 전 부시장은 오는 21~30일 경기 성남시 로쉬갤러리에서 그동안의 여행을 담은 사진전 ‘수상한 여행전’을 연다. 여행 일상을 담은 사진 200여 점과 여행에 사용했던 자전거와 캠핑용품 등을 전시한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전국 사진전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미국 서부 여행을 기록한 《미서부 달려라 청춘》(가제)을 출간한다.

최 전 부시장 부부의 자전거 세계일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80세까지는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며 “전시회도 100회 이상 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