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내외 기관은 '위기' 말하는데…정부만 '낙관론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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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경제지표 좋다"는 정부…실상은
"경제지표 좋다"는 정부…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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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 개선? “지나치게 낙관적”
“경제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그린북 문구도 논란이다. 기재부는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소폭 상승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여전히 기준치인 100에도 못 미치는 두 지수를 경제심리 개선으로 해석하는 건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BSI 전망치는 97.0, 지난달 CCSI는 99.5로 각각 조사됐다. BSI는 46개월 연속, CCSI는 11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BSI와 소비자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CC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이면 경기가 전 분기보다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고용의 질은 나빠져
기재부는 고용에 대해 “취업자 증가규모가 확대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6만2000명 늘어 언뜻 보기엔 고용 상황이 개선된 것 같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급증한 것은 정부의 노인 단기 일자리 사업 때문이다. 대부분 하루 두세 시간 쓰레기 줍기, 통학길 교통안내 등이다. 올해 이 같은 일자리가 25만 개 공급됐고, 대부분이 2월에 집중됐다.
산업별로는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15만1000명), 금융 및 보험업(-3만8000명) 등은 감소한 반면 정부 지원금이 들어가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3만7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만7000명) 등은 증가했다.
기재부는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0.5% 상승한 점을 들어 “물가가 하향 안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통계지표상 물가와 체감 물가의 차이는 갈수록 벌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전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지만, 생활물가는 품목별로 높게는 두 자릿수까지 올랐다. 지난 1월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은 1년 전 대비 2.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물가와의 차이는 1.6%포인트로 2018년 1월(1.7%포인트) 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전반적으로 소비가 좀체 살아나지 않는 것이 저물가 원인이라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임도원/이태훈/성수영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