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노동이사제는 법적기준 마련돼야 검토 가능"

포스코가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첫 주주총회에서 사내·외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 의장을 선출하는 등 '최정우 체제'를 구축했다.

포스코는 1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주총과 이사회를 열고 김학동 생산본부장과 정탁 마케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장인화 사장과 전중선 부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으며, 장 사장은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최 회장·장 사장·오인환 사장 3인 대표 체제에서 최 회장과 장 사장 2인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대표이사는 과거에도 1∼3명을 둔 적이 있어 숫자 변경에 큰 의미는 없다고 포스코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총에서는 박희재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 전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포스코는 2006년부터 14년째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 선임했다.

김 전 부회장은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SK C&C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IT분야 기업인으로 2017년부터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날 포스코는 최 회장이 취임 때 약속한 CEO 직속 자문기구인 기업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초대 위원장은 김준영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이며 외부 전문가로 장세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및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이밖에 사외이사인 장승화 교수와 박희재 교수, 사내이사인 전중선 부사장과 김학동 부사장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포스코그룹의 기업시민 활동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조언과 성과 평가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최 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원가절감 활동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고 미래사업 발굴 활성화를 위한 신사업 추진체계를 확립해 장기·안정적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포스코노동조합 대표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묻자 "민간기업이 노동이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자격요건 등 법적 기준이 구비돼야 하며 이후에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제도다.

최 회장은 "이사회 구조는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이라며 "공공기관은 노동이사제를 도입했지만 법적 근거는 없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에서 현대제철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안동일 전 광양제철소장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은 연간 130만t을 구입하는 고객사로 국내 철강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대차그룹의 요청을 양해했다"며 "경쟁력 유출은 우려하고 있으나 유출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주주가 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이날 처음 도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