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미래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는 안전장치다. 가장의 사망 이후 남은 가족을 위해, 혹시 찾아올지 모를 질병을 위해, 부족할지 모르는 노후생활비를 위해 사람들은 보험으로 미래를 대비한다. 그런데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없어지거나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와 부채 부담으로 마지막 보루라 여겼던 보험을 해약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보험은 불경기일수록, 생활이 어려워질수록 더 필요한 상품인데도 말이다.

최근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신보험 해약이 사상 최대로 늘었다. 2013년 67만3000건이던 종신보험 해약 건이 2017년 77만9000건으로 약 16% 증가했다.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보험을 해약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살면서 위험 대비는 꼭 필요하며, 누구도 이를 공짜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은 지금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도구다. 인생의 여러 가지 위험으로부터 내 일상을 지키고 싶다면 내가 가입한 보험을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라도 예기치 못한 위험으로 인해 감당하기 힘든 재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당장은 조금 어렵고 힘들더라도 앞으로를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보험을 가입할 때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내게 필요한 보장 내용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험료는 적절한 수준인지 갱신되는 보험료가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따져보자. 살 날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만큼 보장기간이 충분한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만약 현재 질병을 앓고 있거나 과거 병력이 있다면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찾아보면 된다.

미래에 다가올 위험에 절대 관대해서는 안 된다. 수명이 길어지면 나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도 따라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두자. 배우자나 가족처럼 보험도 나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다. 나를 위한 ‘인생보험’을 만들어 둔다면 은퇴 후 남아 있는 30년이 불안하고 위태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돈 걱정 없이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보험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 미래가 달라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윤필경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