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상·하원을 통과한 국가비상사태 무력화 결의안에 대해 첫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은 오는 26일 거부권을 다시 무효화시키기 위한 표결에 나서기로 했지만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상·하원 통과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우리의 이민 정책은 한계점을 훨씬 넘어섰다”며 “의회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자유가 있고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2017년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윌리엄 바 법무장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등 각료들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및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부권을 행사했다. 백악관은 지난달에만 7만6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체포되거나 입국이 불허됐으며 전년 동기에 비해 외국인 가족 체포자는 300%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요구한 국경장벽 예산이 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15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하원은 지난달 26일 저지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상원도 지난 14일 표결을 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