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지속 성장과 파국, 갈림길에 선 중국 경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천하주의는 파열음 요란하고
부동산 버블, 기업부채 위험 수위
인구 보너스까지 끝나
6%대 中速 성장도 불안
'중진국 함정' 피하기 어려울 듯"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부동산 버블, 기업부채 위험 수위
인구 보너스까지 끝나
6%대 中速 성장도 불안
'중진국 함정' 피하기 어려울 듯"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중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수출과 생산 활동이 둔화되고 있으며 과잉 부채와 부동산 버블도 여전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조기 타결 역시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6.0~6.5%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다.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10년 중 가장 힘든 해지만 향후 10년 중에선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며 본격 감속 성장 시대를 예측했다.
지속 성장에 관해서는 적잖은 회의론이 제기된다. 과잉 부채, 낮은 생산성,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중진국 함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많다.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주도 성장에 한계가 왔고 이를 대체할 신(新)성장동력 창출이 쉽지 않다는 견해다.
통계의 신뢰성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2008~2016년 중국 공식 성장률 통계가 연 2%씩 부풀려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정부의 통계 조작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빚의 만리장성》을 쓴 디니 맥마흔은 통계 조작이 성행하는 중국을 ‘블랙박스’로 표현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는 중국의 작년 공식 성장률 6.6%를 4.1%로 재산정한 바 있다.
부동산 버블은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한다. 건설 활동은 도시 인구의 16%에 일자리를 공급한다. 은행 대출의 30%가 건설업체 몫이다. 하얼빈 등 지방 도시가 재정난에 빠진 것은 부동산 버블의 후유증이 아닐 수 없다. 주택 미분양 비율이 2017년 21.4%에 달했다. 도시에 분양한 아파트 6500만 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과잉 부채가 위험 수위다. 기업부채는 GDP 대비 153% 수준이다. 신흥국 평균 108%를 훨씬 웃돈다. 국가채무는 260%선까지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중국의 부채 급증은 위험한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감속 성장전략 뒤에는 과잉 부채에 대한 공포가 짙게 깔려 있다.
국유기업의 영역 확대로 민간 경제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민간기업은 GDP의 60%, 고용의 80%를 창출한다. 상장기업의 61%를 차지한다. 중국이 2000년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은 민간의 기업가정신 덕분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역사적 사명을 다했으니 이제 무대에서 퇴장해야 한다”는 국유기업 강화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40년간의 국가 발전은 개방과 민간 경제 활력 속에서 창출된 것이다. 1950년대 민영기업 강제 국유화와 국가자본주의가 재현된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친기업 자유시장 정책이 중국을 G2 국가로 끌어올렸다. 공공부문은 약진하고 민간부문은 퇴보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는 관제민추(官制民追) 시대가 계속될 수는 없다.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이 크다. 고속성장을 견인해온 ‘인구 보너스’가 끝나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작년 470만 명 줄었다. 사회과학원은 2027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4세 인구는 2030년까지 7300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60세 이상 인구는 2030년 3억9000만 명으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20~39세 가임여성이 향후 10년간 3900만 명 감소한다.
밝은 면도 많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매주 두 개씩 탄생한다. 20개 글로벌 인터넷 기업 중 9개가 중국 기업이다. 작년 인공지능(AI)산업은 67% 성장했고 특허 건수도 미국을 상회했다. 음성인식과 안면인식 기술은 세계 정상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드론 분야에서 최강자가 되려는 디지털 G1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중국몽(中國夢)으로 상징되는 천하주의는 도처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워싱턴 컨센서스를 베이징 컨센서스로 바꾸려는 야심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직면했다. 중국은 부침 속에서도 늘 해결책을 찾아왔다. 질 좋은 중속(中速) 성장이 가장 현실성 있는 경로일 것이다. 5·4운동 100주년, 천안문 사태 30주년, 건국 70주년을 맞이해 지속 성장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19년이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6.0~6.5%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다.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10년 중 가장 힘든 해지만 향후 10년 중에선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며 본격 감속 성장 시대를 예측했다.
지속 성장에 관해서는 적잖은 회의론이 제기된다. 과잉 부채, 낮은 생산성,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중진국 함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많다.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주도 성장에 한계가 왔고 이를 대체할 신(新)성장동력 창출이 쉽지 않다는 견해다.
통계의 신뢰성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2008~2016년 중국 공식 성장률 통계가 연 2%씩 부풀려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정부의 통계 조작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빚의 만리장성》을 쓴 디니 맥마흔은 통계 조작이 성행하는 중국을 ‘블랙박스’로 표현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는 중국의 작년 공식 성장률 6.6%를 4.1%로 재산정한 바 있다.
부동산 버블은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한다. 건설 활동은 도시 인구의 16%에 일자리를 공급한다. 은행 대출의 30%가 건설업체 몫이다. 하얼빈 등 지방 도시가 재정난에 빠진 것은 부동산 버블의 후유증이 아닐 수 없다. 주택 미분양 비율이 2017년 21.4%에 달했다. 도시에 분양한 아파트 6500만 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과잉 부채가 위험 수위다. 기업부채는 GDP 대비 153% 수준이다. 신흥국 평균 108%를 훨씬 웃돈다. 국가채무는 260%선까지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중국의 부채 급증은 위험한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감속 성장전략 뒤에는 과잉 부채에 대한 공포가 짙게 깔려 있다.
국유기업의 영역 확대로 민간 경제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민간기업은 GDP의 60%, 고용의 80%를 창출한다. 상장기업의 61%를 차지한다. 중국이 2000년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은 민간의 기업가정신 덕분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은 역사적 사명을 다했으니 이제 무대에서 퇴장해야 한다”는 국유기업 강화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40년간의 국가 발전은 개방과 민간 경제 활력 속에서 창출된 것이다. 1950년대 민영기업 강제 국유화와 국가자본주의가 재현된다면 미래는 암울하다. 친기업 자유시장 정책이 중국을 G2 국가로 끌어올렸다. 공공부문은 약진하고 민간부문은 퇴보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는 관제민추(官制民追) 시대가 계속될 수는 없다.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이 크다. 고속성장을 견인해온 ‘인구 보너스’가 끝나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작년 470만 명 줄었다. 사회과학원은 2027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4세 인구는 2030년까지 7300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60세 이상 인구는 2030년 3억9000만 명으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20~39세 가임여성이 향후 10년간 3900만 명 감소한다.
밝은 면도 많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매주 두 개씩 탄생한다. 20개 글로벌 인터넷 기업 중 9개가 중국 기업이다. 작년 인공지능(AI)산업은 67% 성장했고 특허 건수도 미국을 상회했다. 음성인식과 안면인식 기술은 세계 정상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드론 분야에서 최강자가 되려는 디지털 G1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중국몽(中國夢)으로 상징되는 천하주의는 도처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워싱턴 컨센서스를 베이징 컨센서스로 바꾸려는 야심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직면했다. 중국은 부침 속에서도 늘 해결책을 찾아왔다. 질 좋은 중속(中速) 성장이 가장 현실성 있는 경로일 것이다. 5·4운동 100주년, 천안문 사태 30주년, 건국 70주년을 맞이해 지속 성장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19년이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