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게이트'에 엔터株 시총 6000억 불탔다
이른바 ‘승리 게이트’ 관련 의혹이 확산되면서 엔터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이 불거진 뒤 주요 엔터주 시가총액은 6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승리(사진)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등 5개 주요 엔터주의 시총은 지난달 26일 이후 3조3501억원에서 2조7631억원으로 17.52% 급감했다. 지난달 26일은 빅뱅의 멤버 승리가 외국인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시점이다. 이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가 24.84% 급락했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멤버 소속사인 에프엔씨는 22.24% 떨어졌다. 직접 연관성이 없는 에스엠(-21.29%), 큐브(-25.88%)도 하락폭이 컸다. 엔터주 시총 1위 JYP만 5.5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을 웃도는 작년 실적을 내놓으면서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엔터주 비중을 늘려온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국민연금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보유 지분 6.06%)와 에스엠(8.15%)에서만 보유 지분 가치가 332억원 줄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에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VMH는 2014년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610억원을 투자했다. 보통주 전환가격은 주당 4만3574원이다. 현재 주가는 3만5000원 선. 오는 10월까지 주가 회복이 안 되면 LVMH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원금과 이자를 합쳐 670억원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증시에선 ‘승리 게이트’ 수사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부 엔터주는 투자자 신뢰를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잘못이 있으면 빨리 시인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관리와 소속 스타에 대한 인성·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