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좌파독재' 발언 쏟아내며 세력 결집

자유한국당이 18일 더불어민주, 바른미래, 민주평화, 정의 등 여야 4당의 선거법 개정 추진을 '좌파 연립정부 수립 계획'이라며 총력저지에 나섰다.

이들 4당이 전날 합의한 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총선을 치르면 한국정치 지형이 좌파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으로 야 3당에 의석을 더 챙겨주고, 그 대가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얻어내는 야합을 이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한국당은 이에 따라 애초 의원총회를 개최하려다 계획을 바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원외위원장까지 포함한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대규모로 열고 대여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좌파독재', '애국 우파', '민주당 2중대' 등 좌우 이념을 가르는 강성 발언들을 쏟아냈다.
황교안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에 대해 "이 정권이 정파적 이익에 급급한 소수 야당과 야합해 다음 총선에서 좌파연합의회를 만들려는 음모"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이 밀어붙이는 선거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패스트트랙은 좌파독재정권 수명연장을 위한 입법쿠데타"라고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은 한마디로 희대의 권력 거래이면서 야합"이라고 가세했다.

또 "우리는 자유민주주의가 존속하느냐, 특정세력에 의한 독재로 가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고 표현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역 주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선거제를 어젯밤 여야 4당이 누더기로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선 "한국당을 군소정당으로 추락시키고, 좌파정당끼리 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도 권력기관을 좌파가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이 '2중대', '3중대'와 함께 선거제라는 게임의 룰을 날치기 통과시키기 위해 밀실야합의 작당 모의를 하고 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치졸한 미끼를 야 3당에 던져서 유인하고, 집권 연장을 위한 도구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를 끼워팔기 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특히 정의당에 대해 "그렇게 정의를 부르짖더니 마지막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민주당이 내민 한 줌 콩고물인 '연동률 50%'에 매수됐다"며 "'비례성 강화'를 외치던 기백은 어디 가고 누더기가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느냐"고 몰아세웠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석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런 기형적 (선거) 제도는 한마디로 승부를 조작하는 선거조작 프로그램"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