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은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테크노밸리 출범 초기인 2010년 서울 삼성동에서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면서다. 판교의 발전상을 옆에서 지켜본 임직원들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회사 주변 식당부터 달라졌다. “예전엔 식당다운 식당을 찾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맛집이 정말 많다”고 입을 모은다. 테크노밸리의 ‘터줏대감’ SK케미칼 임직원들이 추천하는 판교 맛집을 알아봤다.

‘만복국수’는 야근이 잦은 연구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뜨끈한 멸칫국물에 말아낸 소면이 대표 메뉴다. 양이 푸짐하지만 소화가 잘돼 야식으로도 제격이다. 야근을 마친 직원들은 퇴근 전 이 집에서 홍어 삼합과 막걸리를 찾는다. 홍어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강하지 않아 홍어회에 익숙지 않은 이들도 쉽게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든든한 보양식을 찾는 직원들은 ‘뻘 낙지 한마당’으로 간다. 홍합, 조개, 미더덕 등 갖은 해산물과 싱싱한 채소가 어우러진 매콤한 낙지전골이 추천 메뉴다. 전골을 먹고 난 뒤 남은 국물로 만든 볶음밥은 별미로 통한다. 식사 메뉴로는 맑은 조개국물과 함께 나오는 낙지볶음이 일품이다. 고추장이 아니라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뽑아내 뒷맛이 깔끔하다.

‘락앤웍’은 테크노밸리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다. 젊은 직장인들의 취향에 맞춰 세련된 미국식 중식당을 표방하는 곳이다.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짜장면과 신선한 해물이 가득 담긴 짬뽕이 단연 인기 메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고기와 해산물 요리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회식 장소로도 인기가 많아 방문 전 예약은 필수다.

해가 지면 애주가들은 ‘고대생막창’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소주 안주로는 야채곱창볶음과 순대곱창볶음이 제격이다. 1인분에 1만3000원으로 가성비가 좋아 지갑 사정이 빤한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낡은 드럼통 테이블은 지글거리는 곱창 익는 소리와 어우러져 제법 운치를 더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저녁이면 빈 소주병을 치우는 점원의 손길이 분주해진다”며 “동료들과 소박하게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 집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직원이 많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