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GM·르노삼성 "카드 수수료 협상 다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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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갈등 2라운드
다른 대형가맹점들로 번지나
다른 대형가맹점들로 번지나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카드회사에 가맹점 수수료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기아자동차에 줄여준 수수료 인상폭만큼 자신들의 인상 수준도 조정해달라는 요구다. 통신사, 대형마트, 항공사 등 다른 대형 가맹점도 수수료 인상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인상폭도 줄여달라”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최근 신한·삼성·KB국민 등 주요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두 자동차회사는 지난달 26일께 카드 수수료율을 종전보다 0.10%포인트가량 높은 1.99~2.00% 수준으로 인상하는 선에서 카드사들과 협의를 마쳤다. 협의를 끝낸 지 보름여 만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엔 현대·기아차와 카드사 간 수수료 재조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현대·기아차의 반발에 수수료 인상폭을 절반 이상 낮췄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현대·기아차에 1.8% 초중반 수준인 카드 수수료율을 1.9% 중후반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통보했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에 반발하며 이의를 제기했고 급기야 이달 10일에는 인상을 강행한 신한·삼성·롯데 등 3개 카드사와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 결국 카드사들은 당초 인상폭의 절반 수준만 올린 1.89%로 수수료율을 조정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현대·기아차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도 수수료 인상폭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카드 수수료 인상폭을 줄여준 만큼 이들 2개사에 대한 수수료도 절반 이상 조정해달라는 얘기다.
갈등 봉합 당분간 어려워
카드업계는 ‘올 게 왔다’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신한·삼성·KB국민 등 주요 카드사는 매일같이 대책 회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협상이 끝난 대형 가맹점까지 돌연 인상폭을 다시 낮춰달라고 하면서 사실상 당초 추진했던 수수료 인상 강행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카드사는 지난 1일부터 대형 가맹점 2만3000여 곳에 최대 0.3%포인트가량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했고 이에 반대하는 가맹점과 협상을 벌여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비롯해 대형마트, 항공사 역시 현대차 사례를 들이대며 인상폭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왜 현대차는 깎아주고 우리는 안 해주느냐’는 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형 가맹점은 인상안을 조정하지 않으면 현대·기아차처럼 계약 해지까지 할 수 있다는 엄포도 놓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의 협상 이후 다른 대형 가맹점의 압박 수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 간 갈등은 당분간 봉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수수료 협상 상황 악화에 금융당국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협상이 끝난 대형 가맹점까지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상황을 챙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카드 가맹 수수료 체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31일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통해 전국 가맹점의 96%가 우대 적용을 받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게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에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최근 신한·삼성·KB국민 등 주요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두 자동차회사는 지난달 26일께 카드 수수료율을 종전보다 0.10%포인트가량 높은 1.99~2.00% 수준으로 인상하는 선에서 카드사들과 협의를 마쳤다. 협의를 끝낸 지 보름여 만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엔 현대·기아차와 카드사 간 수수료 재조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현대·기아차의 반발에 수수료 인상폭을 절반 이상 낮췄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현대·기아차에 1.8% 초중반 수준인 카드 수수료율을 1.9% 중후반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통보했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에 반발하며 이의를 제기했고 급기야 이달 10일에는 인상을 강행한 신한·삼성·롯데 등 3개 카드사와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 결국 카드사들은 당초 인상폭의 절반 수준만 올린 1.89%로 수수료율을 조정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현대·기아차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도 수수료 인상폭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카드 수수료 인상폭을 줄여준 만큼 이들 2개사에 대한 수수료도 절반 이상 조정해달라는 얘기다.
갈등 봉합 당분간 어려워
카드업계는 ‘올 게 왔다’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신한·삼성·KB국민 등 주요 카드사는 매일같이 대책 회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협상이 끝난 대형 가맹점까지 돌연 인상폭을 다시 낮춰달라고 하면서 사실상 당초 추진했던 수수료 인상 강행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카드사는 지난 1일부터 대형 가맹점 2만3000여 곳에 최대 0.3%포인트가량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했고 이에 반대하는 가맹점과 협상을 벌여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비롯해 대형마트, 항공사 역시 현대차 사례를 들이대며 인상폭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왜 현대차는 깎아주고 우리는 안 해주느냐’는 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형 가맹점은 인상안을 조정하지 않으면 현대·기아차처럼 계약 해지까지 할 수 있다는 엄포도 놓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의 협상 이후 다른 대형 가맹점의 압박 수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 간 갈등은 당분간 봉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수수료 협상 상황 악화에 금융당국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협상이 끝난 대형 가맹점까지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상황을 챙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카드 가맹 수수료 체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31일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통해 전국 가맹점의 96%가 우대 적용을 받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게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에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