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재량권 이용 소심한 복수…무책임한 정치공세 중단하라"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김기현 측근 비리 무혐의 예견된 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검찰의 결론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1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해할 수 없는 선입견과 함께 수사를 방해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경찰의 수사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를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찰의 고래고기 사건 수사와 검·경수사권 조정 국면에서의 반감 등이 작용해 검찰이 가진 기소재량권을 이용한 소심한 복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사건은 경찰이 지난해 울산시 북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 등이 특정 업체의 레미콘을 쓰도록 강요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벌인 사건이다.

황 청장은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수사의 최고 책임자였다.

김 전 시장이 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장을 받던 지난해 3월 16일 경찰이 울산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면서 한국당이 편파 수사라며 황 청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해 5월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으나, 검찰은 최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황 청장은 이에 대해 "수사 결과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결정했다"며 "검찰이 정말 증거가 없어서 결정한 것인지, 다른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개입된 결정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 사건에서 보듯 검찰은 증거가 명백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번 사건도 이른바 기소 편의주의에 기댄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거론되는 무혐의 사건은 당시 경찰 수사의 지류에 불과하다"며 "핵심적인 사건 중 일부는 기소 결정이 내려졌거나 아직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은 한국당 울산시당이 자신을 선거방해, 직권남용, 피의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자숙해야 할 책임자 중의 한 분이 경찰을 모독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경찰 수사가 정치적 의도로 진행된 것처럼 명예를 훼손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