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교착에 비상구 찾는 北, 중국에 경협 '손짓'

北최대 평양 국제 상품전시회에 中기업 대거 참여 요청
소식통 "시진핑 방북해야 북중 경협 본격화 될 것"

북미 간 2차 핵담판 불발 이후 미국이 대북 제재 고삐를 다시 조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대화 전망마저 불투명해지자 다급해진 북한이 중국에 경제 협력을 요청하며 비상구를 찾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 속에 중국 또한 운신의 폭이 좁기는 하지만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인 데다 정상적인 교류는 예외라고 주장해오고 있어 북·중 간 제재를 우회하는 전략적 밀착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2019 춘계 국제 상품 전시회'에 중국 기업이 대거 참여해 달라고 최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소식통은 "북한 측에서 최근 한반도의 안정적인 분위기와 경제 발전, 외자 유치 정책 등을 설명하면서 이번 전시회에 중국 기업들을 대거 끌어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시회는 북한 대외경제성과 경공업부, 국제무역촉진위원회 등 북한 경제 분야가 총출동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로 그동안 매년 국내외 600여 개사가 참여해왔다.

전시 제품은 일상용품, 레저용품, 의약품, 전자제품, 기계류, 차량 및 차량 부품, 조명, 보안 용품 등으로 지난해에는 100여개 중국 기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룬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북한 관리들로 구성된 사절단이 방중해 중국의 '잠재적 사업 파트너'를 대상으로 북한 시장의 수요와 규제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북한 춘계 상품전시회의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 양국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없이는 제재 완화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처럼 평양에 대거 몰려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북·중 간 정상 교역과 인도적 지원은 대북 제재 예외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실질적인 물품 거래가 아닌 시장 조사 및 확보 차원인 전시회 참가는 독려할 수도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향후 북한의 대외 개방에 앞서 중국 기업들의 시장 선점을 지원해왔다"면서 "이번 전시회 또한 중국 기업들의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중국 기업은 외부 변수에 따른 위험성 때문에 당장 대북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방북한 뒤에야 북·중 경협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