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 동맹, 수소경제·해상풍력·관광으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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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울산·경주·포항
지난 16일 오후 울산 동구 방어동 외국인 특화거리.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조선업 장기불황 여파로 금요일 오후에도 점포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고요함을 넘어 삭막하기까지 했던 이곳에 관광객과 조선소 근로자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업소마다 생기가 감돌고 있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때 방어동 해안가의 빌라와 원룸단지마다 오후 9시가 넘어도 불 켜진 방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태식당 업주는 “근로자들의 회식 자리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조선소 경기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울산과 해오름 동맹 도시인 경주와 포항도 장기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봄 기지개를 켜는 경기 개선의 신호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경제지표 개선 조짐 보이는 울산 경주 포항
김종훈 울산 동구 국회의원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업 밀집지역인 울산 동구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3년 사이 2만6000명가량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던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8년 8월 3만3306명으로 바닥을 찍은 다음 연말에는 3만4073명으로 767명 늘었다. 올 들어 울산지역의 광공업 생산도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호조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월 울산 산업활동 동향(전년 동월비 기준)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22.3%), 조선 등 기타 운송장비(108.7%) 등에서 늘어 10.8% 증가했다. 생산자 제품 출하는 자동차(20.0%), 기타 운송장비(107.2%) 등이 늘어 지난해 동월 대비 8.8% 증가했다. 소비도 대형소매점 판매는 백화점(-4.7%)에서 감소했으나 대형마트(8.2%)에서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달부터 생산을 늘리기 위한 내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 수출도 3년 만에 700억달러 선을 회복했다.
포항 경주지역 실물경제도 주춤했던 생산 관련 지표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포스코 조강생산량(포항제철소 기준)은 1월 145만5000t으로 전년 동월보다 0.9%, 철강산단 생산액은 1조1590억원으로 0.6% 각각 늘었다.
경주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월 4200만달러로 22.6% 늘었다. 경주지역 보문관광단지 숙박객 수는 1월 2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 증가했다. 수소경제·해상풍력으로 재도약하는 울산
송철호 울산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2030 계획’에 맞춰 초대형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을 ‘울산발 뉴딜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에서 58㎞ 떨어진 동해가스전 주변에 1차로 50기 300㎿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총 350기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2만 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 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수소경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26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 경동홀에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장, 전국 110개 수소 전문기업·연구기관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기운데 ‘2030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6만7000대 보급, 수소충전소 60기 확충 등 수소 제조·공급부터 연료전지 실증화·연구개발(R&D) 및 사업화까지 수소 대중화를 선도할 전 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비전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50만 대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유치 활동과 수소 전문기업 및 소재부품 산업 육성, 수소 제조 및 저장 능력 확대, 수소 공급망과 충전 인프라 확충, 수소 전문인력 양성 등 10대 프로젝트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국비와 민자 등 6200억원을 들여 100만㎡ 규모의 수소 융·복합밸리와 수소산업 종합연구단지를 조성해 수소 생산과 저장, 이송, 활용 등 수소산업 전·후방 효과가 뛰어난 연관 기업 200여 개를 유치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700만 관광객 유치에 나선 포항
이강덕 포항시장은 “올해는 포항시 승격 70주년과 해병대 창설 70주년을 맞는다”며 “국내외 관광객 700만 명을 유치해 포항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올해 ‘포항 방문의 해’를 맞아 매년 7월 말 개최하던 국제불빛축제를 올해부터 5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열기로 했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7년 제4회 축제부터 12년간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열려 포항시의 여름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지만 축제 때마다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개최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시는 5월 가정의 달과 6월 포항시민의 날을 연계해 5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사흘간 축제를 열어 관광객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해병대문화축제도 해병대 창설기념일(4월 15일)이 있는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열기로 했다. 포항시는 해상관광 랜드마크 개발사업으로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 총연장 1.85㎞의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2020년까지 영일대해수욕장 일대 북구 환호공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1.85㎞ 구간에 687억원을 들여 내진 1등급 시설이 적용된 자동순환식 모노 케이블카를 설치한다. 100m 높이에서 바다를 볼 수 있고 밤에는 영일대와 포스코가 어우러진 야경을 즐길 수 있어 해상 관광자원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시는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되면 1000억원의 생산 부가가치 유발과 1400명의 고용창출 등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라 천년고도 부활 꿈꾸는 경주
주낙영 경주시장은 “신라 천년고도 경주는 문화유산과 지역 개성을 살린 각양각색의 축제 등 자연과 인간, 문화와 산업,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우수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역사 문화관광 자원 개발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열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주 시장은 올해 역점사업으로 개장 40년을 맞은 보문관광단지를 리모델링하고 황남·사정동 일대 전통한옥마을 정비와 양동마을 저잣거리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의 천년고도인 경주~교토 간 뱃길을 열고, 세계적인 명상·힐링도시 미국 세도나시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쇠퇴한 황오동, 성동동 일대 원도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 추진해 ‘이천년고도 경주의 부활’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감포항 개항 100주년을 맞아 감포읍 권역을 거점 개발하고 동해안 명품 어촌 테마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조선업 장기불황 여파로 금요일 오후에도 점포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고요함을 넘어 삭막하기까지 했던 이곳에 관광객과 조선소 근로자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업소마다 생기가 감돌고 있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때 방어동 해안가의 빌라와 원룸단지마다 오후 9시가 넘어도 불 켜진 방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태식당 업주는 “근로자들의 회식 자리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조선소 경기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울산과 해오름 동맹 도시인 경주와 포항도 장기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봄 기지개를 켜는 경기 개선의 신호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경제지표 개선 조짐 보이는 울산 경주 포항
김종훈 울산 동구 국회의원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업 밀집지역인 울산 동구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3년 사이 2만6000명가량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던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8년 8월 3만3306명으로 바닥을 찍은 다음 연말에는 3만4073명으로 767명 늘었다. 올 들어 울산지역의 광공업 생산도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호조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월 울산 산업활동 동향(전년 동월비 기준)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22.3%), 조선 등 기타 운송장비(108.7%) 등에서 늘어 10.8% 증가했다. 생산자 제품 출하는 자동차(20.0%), 기타 운송장비(107.2%) 등이 늘어 지난해 동월 대비 8.8% 증가했다. 소비도 대형소매점 판매는 백화점(-4.7%)에서 감소했으나 대형마트(8.2%)에서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달부터 생산을 늘리기 위한 내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 수출도 3년 만에 700억달러 선을 회복했다.
포항 경주지역 실물경제도 주춤했던 생산 관련 지표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포스코 조강생산량(포항제철소 기준)은 1월 145만5000t으로 전년 동월보다 0.9%, 철강산단 생산액은 1조1590억원으로 0.6% 각각 늘었다.
경주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월 4200만달러로 22.6% 늘었다. 경주지역 보문관광단지 숙박객 수는 1월 2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 증가했다. 수소경제·해상풍력으로 재도약하는 울산
송철호 울산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2030 계획’에 맞춰 초대형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을 ‘울산발 뉴딜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에서 58㎞ 떨어진 동해가스전 주변에 1차로 50기 300㎿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총 350기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2만 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 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수소경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26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 경동홀에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장, 전국 110개 수소 전문기업·연구기관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기운데 ‘2030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6만7000대 보급, 수소충전소 60기 확충 등 수소 제조·공급부터 연료전지 실증화·연구개발(R&D) 및 사업화까지 수소 대중화를 선도할 전 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비전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50만 대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유치 활동과 수소 전문기업 및 소재부품 산업 육성, 수소 제조 및 저장 능력 확대, 수소 공급망과 충전 인프라 확충, 수소 전문인력 양성 등 10대 프로젝트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울산시는 2030년까지 국비와 민자 등 6200억원을 들여 100만㎡ 규모의 수소 융·복합밸리와 수소산업 종합연구단지를 조성해 수소 생산과 저장, 이송, 활용 등 수소산업 전·후방 효과가 뛰어난 연관 기업 200여 개를 유치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700만 관광객 유치에 나선 포항
이강덕 포항시장은 “올해는 포항시 승격 70주년과 해병대 창설 70주년을 맞는다”며 “국내외 관광객 700만 명을 유치해 포항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올해 ‘포항 방문의 해’를 맞아 매년 7월 말 개최하던 국제불빛축제를 올해부터 5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열기로 했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2007년 제4회 축제부터 12년간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열려 포항시의 여름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지만 축제 때마다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개최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시는 5월 가정의 달과 6월 포항시민의 날을 연계해 5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사흘간 축제를 열어 관광객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해병대문화축제도 해병대 창설기념일(4월 15일)이 있는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열기로 했다. 포항시는 해상관광 랜드마크 개발사업으로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 총연장 1.85㎞의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2020년까지 영일대해수욕장 일대 북구 환호공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1.85㎞ 구간에 687억원을 들여 내진 1등급 시설이 적용된 자동순환식 모노 케이블카를 설치한다. 100m 높이에서 바다를 볼 수 있고 밤에는 영일대와 포스코가 어우러진 야경을 즐길 수 있어 해상 관광자원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시는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되면 1000억원의 생산 부가가치 유발과 1400명의 고용창출 등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신라 천년고도 부활 꿈꾸는 경주
주낙영 경주시장은 “신라 천년고도 경주는 문화유산과 지역 개성을 살린 각양각색의 축제 등 자연과 인간, 문화와 산업,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우수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역사 문화관광 자원 개발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열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주 시장은 올해 역점사업으로 개장 40년을 맞은 보문관광단지를 리모델링하고 황남·사정동 일대 전통한옥마을 정비와 양동마을 저잣거리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의 천년고도인 경주~교토 간 뱃길을 열고, 세계적인 명상·힐링도시 미국 세도나시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쇠퇴한 황오동, 성동동 일대 원도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 추진해 ‘이천년고도 경주의 부활’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감포항 개항 100주년을 맞아 감포읍 권역을 거점 개발하고 동해안 명품 어촌 테마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