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참석의사 없어…하노이 담판 결렬 후 북미 냉각기 영향인듯
독일 베를린서 南北美 등 '다자 1.5트랙' 추진하다 중단
독일에서 북한을 포함한 반관반민 형식의 '다자(多者) 1.5 트랙' 협의가 추진되다가 막판에 중단됐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이달 말께를 목표로 한반도 문제 등을 주제로 한 1.5 트랙 협의가 추진됐다.

베를린과 함부르크의 일부 대학이 공동 주최하는 형식이고, 독일 외무부가 관여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이 구상한 참여 대상국은 남북한을 포함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관련 6개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몽골을 포함해 총 10개국이었다.

1.5 트랙 협의는 조심스럽게 추진돼 오다가, 지난주까지 북한 측이 참석 의사를 알려오지 않아 결국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도출 없이 막을 내린 뒤 북미관계가 냉각기에 들어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담판 결렬 후 미국은 '빅딜' 입장을 고수한 채 제재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이에 북한은 '협상중단'과 '미사일 실험재개' 가능성까지 열어놓으며 북미 간 기싸움이 본격화된 형국이다.

이번 1.5 트랙은 참여 대상이 10개국이어서 남북미 간 밀도있는 대화가 진행된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 1.5 트랙과는 달리, 성사되더라도 남북미 간 협의 테이블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노이 담판을 앞두고 열린 스톡홀름 1.5 트랙에서는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협상을 벌였다.

한국 측에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여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하노이 담판 결렬 후 지난 4일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으로 1.5 트랙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1.5 트랙이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유럽에서는 지난해에도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3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1.5 트랙에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한 데 이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1.5 트랙에서도 최강일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참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