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중단에 전체 공정 차질…노조, 임금손실 줄이며 파업 효과
22일까지 예고…사측 "기존 입장 변함없다" 분규 장기화 국면
르노삼성차 노조가 예고한 대로 20일부터 지명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오전 근무조 가운데 조립부문 작업을 중단했다.

조립부문 작업이 중단되면서 전체 생산라인도 함께 멈춰 이날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차량 출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오후 근무조를 대상으로도 오후 7시 45분부터 조립부문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이날 하루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는 이전 부분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8시간 라인이 멈추게 된다.

이날 지명파업 과정에서 실제 파업에 들어간 조립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의 작업자들은 청소나 교육을 하면서 근무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명파업은 노조가 근로자나 작업 공정을 지정해 파업하는 방식"이라며 "자동차 생산라인 특성상 한 공정이 멈추면 나머지 공정도 정상적인 작업을 하지 못해 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지명파업에 돌입한 것은 파업 참여 노조원을 최소화해 임금손실을 줄이면서도 파업 효과는 전체파업과 마찬가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지명파업을 계속할 경우 노사분규는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8일 집중교섭이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추후 협상기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 노조는 지난 11일 하루 전체 부분파업에 이어 이날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지명파업까지 예고하고 실제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집중교섭 과정에서 제기된 전환배치 노사합의, 신규직원 200명 채용, 시간당 작업 강도 완화 등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환배치 노사합의 문제는 르노그룹 전 세계 어느 공장에도 없는 조항"이라며 "노조 요구는 경영권을 침해하는 문제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르노그룹은 4월 1일부터 르노삼성차를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소속에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본부 소속으로 바꾸기로 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소속 지역본부가 아프리카·중동·인도까지 확대됨에 따라 르노삼성차 수출지역을 다변화할 기회를 맞았다"며 "부산공장이 현재 노사갈등 문제를 잘 마무리하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