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0일 ‘2019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우리은행 부스에서 고졸채용 현장 면접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0일 ‘2019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우리은행 부스에서 고졸채용 현장 면접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고1 여름방학부터 ‘취업영재반’에 들어가 방학과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입사 준비를 했어요. 오늘 면접을 위해 매일 오후 9시까지 선생님, 친구들과 우리은행의 인재상과 판매하는 금융상품을 알아보며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해요.”(부천정보산업고 3학년 조유진 학생)

‘2019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가 열린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우리은행 채용 상담관이다. 공식 행사 시작은 오전 10시부터지만 우리은행은 1시간 일찍 학생들을 맞았다. 현장 면접을 보는데 하루 250명씩 이틀간 500명의 면접을 소화하려면 시간이 빠듯해서다. 특히 오전에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일일 면접관’으로 깜짝 등장해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우리은행, 현장 면접으로 50여 명 선발

올해도 일자리 콘서트에서는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차려 놓은 채용 상담관의 인기가 높았다. 이 중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현장 면접을 통해 50여 명의 고졸 인재를 선발했다. 은행원이 되려고 자격증만 12개를 준비했다는 학생부터 은행원인 엄마 뒤를 이으려고 어릴 적부터 진로를 결정했다는 학생까지 자신의 역량과 입행 동기를 면접관들에게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날 손 회장도 우리은행 부스에서 학생 3명을 직접 면접했다. 손 회장의 면접을 마치고 나온 윤현주 학생(경기관광고 3학년)은 “지난 나흘간 열심히 준비했는데 회장님 앞이라 너무 떨려서 충분히 다 말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다른 은행과 달리 직접 현장 면접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스 한쪽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면접 순서를 기다리며 예상 답변을 읊조리고 있는 학생들을 보고 손 회장은 “고졸 행원들은 우리은행 영업현장에서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체계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은행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글로벌 역량 요구”

점심시간은 물론 행사 종료까지 학생들이 몰려 각 은행 인사 담당자는 휴식시간 없이 상담부스를 지켜야만 했다. 시중은행들은 매년 하반기 고졸 특혜 채용에 나서는 데다 고졸 출신 행장도 종종 배출되고 있어 학생들은 각 은행 인사 담당자에게 채용계획과 인재상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박구진 우리은행 인사부장은 “고졸 행원들은 준비된 인재가 많아 업무성과가 더 높다”며 “우리은행에서는 승진인사에서 고졸, 대졸 간 차별이 없다”고 강조했다. 배두원 신한은행 부행장은 “은행권 채용문화도 많이 바뀌어 스펙보다는 능력 위주로 평가한다”며 “은행원을 꿈꾸는 고졸 인재들은 디지털, 글로벌 분야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해온 진선미 서울동구마케팅고 교사는 “은행원에 관심을 두는 학생이 많은데 하반기에만 채용하다 보니 우수 인재들이 상반기에 채용하는 다른 기업에 가는 사례가 많다”며 “은행들도 채용 시기를 당겨 고졸 인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공태윤/이인혁/정의진 기자 saramin@hankyung.com
우리銀,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현장서 '똑고졸' 50명 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