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 파거나 물 주입 단계서
강한 압력이 단층대에 영향
지열발전소를 지을 때 지진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땅속 갈라진 틈에 물을 흘려넣는 과정에서 지각이 흔들리는 게 정상이다. 전문가들은 진도 2.0 정도의 지진을 정상 범위로 보고 있다.
송윤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심지층연구센터 연구원은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어감을 감안해 ‘지진’이란 용어 대신 ‘미소진동’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예상보다 진도가 높게 나왔을 때다. 관정을 파거나 발전소에 물을 주입하는 단계에서 진도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더 큰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작업을 멈추는 게 일반적이다.
포항 지열발전소 관정을 통해 주입한 물의 양이 지진을 촉발할 정도였는지도 지진 원인을 둘러싼 논란거리 중 하나다. ‘그렇다’는 결론이 나오면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무리하게 지열발전소 건설을 강행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지질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이론을 감안할 때 지진을 불러일으키기엔 모자란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자극은 크지 않았지만 포항 지하 지각이 받고 있었던 스트레스가 워낙 커 지진으로 연결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포항 일대의 지각이 약해진 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 다양한 원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