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보고받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보고받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경제 활력 제고와 고용 상황 개선에 매진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경제 현안을 보고받은 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제주체의 심리 개선이 지속되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는 매월 두 차례 비공개로 이뤄지는 홍 부총리 보고를 이날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문 대통령의 민생·경제행보를 부각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경제부총리 패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브리핑 자료에서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라는 표현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지난주 동남아 3개국 순방 후 다시 내치로 눈을 돌려 경제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21일에는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금융 혁신 방안을 담은 정책을 발표하고, 22일에는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일곱 번째 경제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보고는 오전 10시30분부터 90분간 이어졌다. 청와대에선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 도규상 경제정책 비서관이, 기재부에선 홍 부총리 외에 구윤철 2차관과 윤정식 재정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2월 중 고용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민간부문 일자리 확충이 부진하다”고 언급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해 현실과 괴리된 경제 인식을 보여줬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제 동향 외에 2020년 예산안 편성 지침과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개편 방안, 규제입증 책임 전환 시범 추진 결과 등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및 투자 부진 상황을 점검한 후 산업별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바이오헬스·문화콘텐츠 등 분야별 대책 마련과 기업 투자의 애로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가속해달라”고 주문했다.

홍 부총리의 경제 현안 보고 후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미세먼지 대응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권고 등이 거론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논의 내용을 밝히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기재부가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해 추경 편성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