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활동에 쓴 자금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 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 역대 최고수준의 실적을 거뒀고,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없는 정보기술(IT)업종이 산업의 주력을 차지하면서 주주환원 활동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글로벌 100여개국 1만5000여개 기업의 지난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규모를 집계한 결과, 주주환원 규모가 2조3786억달러(약 2679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인 2009년에 비해 규모가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2013년 이후 6년 연속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규모가 증가하는 등 주주 중시 활동이 강화되는 추세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주환원 금액은 3%가량으로 10년 동안 1%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반면 설비투자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 2017년 세계의 설비투자 총액은 2조2554억달러(약 2542조7000억원)로 2014년 대비 6%가량 줄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설비투자에는 소극적이지만 주주환원에는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로는 △지난해 경기개선으로 선진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이어졌고 △IT 등 지식집약형 산업이 산업 주류를 이루면서 대규모 설비투자 필요성이 줄었으며 △기업들이 마땅한 신규투자처를 찾지 못한 점 등이 꼽혔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