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주변 고도지구를 비롯해 중복 규제 등으로 실효성을 상실한 4곳의 용도지구가 폐지된다. 서울시가 건축물을 지을 때 용도, 높이, 용적률, 건폐율 등에 대한 토지 이용 규제인 ‘용도지구’를 56년 만에 전면 재정비하는 데 따른 것이다. 김포공항 주변에 30층짜리 아파트, 빌딩을 짓는 시범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김포공항 주변 고도지구, 특정용도제한지구, 시계경관지구, 방재지구 폐지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관리계획(용도지구) 변경 결정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여기에 속한 지역은 김포공항 주변 고도지구 80.2㎢, 특정용도제한지구 5.7㎢, 시계경관지구 0.56㎢, 방재지구 0.2㎢ 등이다. 총 면적 86.66㎢로 서울시 용도지구 전체 면적의 약 43.7%에 이른다.

이번 변경안의 핵심은 김포공항 주변 고도지구로 서울시 고도지구 전체 면적(89.6㎢)의 90%를 차지한다. 김포공항 주변은 1977년 서울지방항공청의 요청으로 고도지구로 지정됐으나 ‘공항시설법’의 높이 규제도 받고 있어 중복 규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고도지구가 폐지된다고 해서 곧바로 김포공항 주변 고도 제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공항시설법에 따라 김포공항 활주로 반경 4㎞ 지역엔 건축물 높이가 활주로 높이(해발 12.86m) 대비 최고 45m(해발 57.86m)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지상 14층 미만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강서구는 공항시설법상 고도 제한을 완화해 건축물을 최고 30층 높이까지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