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디지털·글로벌 양날개로 세계 일류 도약"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은 “디지털 날개를 달고 글로벌로 나아가 세계 일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21일 말했다.

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극심한 경쟁 속에서 제로섬 게임을 펼치고 있는데, 이제는 이런 구조에서 벗어나 세계로 영토를 넓혀야 할 때”라며 “공격적인 글로벌 진출과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지 행장을 신임 행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2년이다.

지 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의 탈바꿈 △세계적 글로벌 뱅크로 도약 △고객 중심 은행으로의 변화 △직원이 신바람 나는 은행 등 네 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지 행장은 신남방 지역에 적극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을 시작으로 중국 사업 기반을 닦으며 2017년까지 17년간 해외에서 근무한 국제통이다. 지 행장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는 물론 인도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할 생각”이라며 “20년 전 국내 은행 가운데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해 성공했듯이 사명감을 갖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인력을 2000명 양성해 심사와 리스크 관리도 현지에 맞추는 등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현지화에 나설 것”이라며 “기업금융(IB)과 자금, 신탁 등 해외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글로벌 인사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 행장은 미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한 구조적 혁신으로서 디지털화는 숙명 같은 과제라며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안정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상업은행에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업의 본질 자체를 전환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1200여 명의 디지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외부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 1위 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 행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금융감독원과 KEB하나은행 간의 갈등 논란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지 행장은 “금감원과는 (행장 선임 과정에서) 다소 의견에 차이가 있었을 뿐이지 실제 갈등을 빚은 것은 아니다”며 “함영주 전 행장과 함께 오는 25일 윤석헌 금감원장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