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외부감사법 등 영향 지목…29일 하루에만 537곳 몰려
'슈퍼주총데이' 쏠림 외레 심해져…올해 사흘간 69% 집중
기업들의 3월 정기주주총회가 일부 날짜에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 현상이 올해 해소되기는커녕 그에 따른 집중도가 오히려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코스닥 상장법인 2천67개사 중 29일 정기 주총을 열 예정인 기업은 537개사(26.0%)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328개사(15.9%), 22일 313개사(15.1%), 26일 240개사(11.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28일(208개사)과 25일(137개사), 21일(103개사)도 하루에 100곳을 넘는 기업의 주총이 열리는 날이다.

이에 따라 주총이 가장 많이 몰린 날짜 3일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올해 슈퍼 주총데이의 집중도는 57.0%로, 작년의 59.9%보다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4일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올해 집중도는 68.6%로 작년의 66.4%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당초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측에서는 올해 주총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집중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에 못 미친 셈이다.
'슈퍼주총데이' 쏠림 외레 심해져…올해 사흘간 69% 집중
특히 올해는 예년과 비교해 3월 하순, 그것도 마지막 주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3월 하순(21∼31일)에는 코스피 660개사(86.1%)와 코스닥 1천210개사(93.0%)의 주총이 몰려있다.

예탁원이 지난해 발표한 '최근 5개년 주총 개최 현황' 자료를 보면 3월 21∼31일의 주총 개최 비율은 코스피가 70.6%, 코스닥이 88.3%였다.

또 지난해는 3월 넷째 주 금요일인 23일(539개사)에 마지막 주 금요일인 30일(389개사)보다 주총이 더 많이 열렸으나 올해는 마지막 주 금요일인 29일(537개사)에 가장 많이 주총이 몰렸다.

올해 개정 외부감사법 시행 영향으로 기업들이 주총 날짜를 가능한 한 늦추려 하면서 주총일이 3월 하순과 마지막 주에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탁원 관계자는 "이달 초순만 하더라도 주총 일정을 통보한 기업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주 들어 주총 소집공고 기한 막바지가 되면서 주총 일정을 통보하는 기업들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외부감사제도가 바뀌어 회계 감사가 깐깐해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감사보고서를 일찍 받지 못해 주총을 늦추는 경우가 생긴 것으로 안다"며 "또 주총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위임장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