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2억 낮춰도 안팔려"…스타강사 추천지 광명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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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아파트값 7년 만에 최대폭↓
곳곳에서 역전세…갭투자자 '불안'
곳곳에서 역전세…갭투자자 '불안'
"몇 달 새 호가가 2억원 가까이 떨어졌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광명 철산동 T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해 서울 못지 않게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광명 부동산 시장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아파트 호가가 최대 2억원 하락했다. 거래도 끊기다시피 했다. 부동산 규제에 따른 주택 거래 위축과 입주물량 증가 등이 맞물린 탓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률 1위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명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63%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전주(-0.39%)에 비해 낙폭이 0.24%포인트 커졌다. 이는 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7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광명 아파트 값은 지난해 11월 둘째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한차례 보합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18주 연속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변동률은 마이너스 3.03%였다. 올해 들어서 매매가격 하락률(2.33%)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1위다. 지난해 7~10월 아파트 매매값 상승율이 8.24%에 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몇 달새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하락한 단지까지 나왔다. 하안동의 e편한세상센트레빌(전용 84m²)은 지난해 9월 8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12월엔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하안동과 철산동 일대 아파트들 역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5000만원 넘게 내렸다.
재건축 기대감이 나왔던 하안동의 낡은 아파트 일부도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하안주공5단지(전용 45㎡)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8월 3억원에서 지난달 2억2000만~2억3500만원으로 6500만~8000만원가량 떨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가 2억원 떨어져도…거래 '뚝'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거래는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지역 대장주로 통하는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의 경우 9월 이전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8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그래도 거래가 안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광명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72건으로, 일평균 2.1건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9·13 대책 전 석 달 동안(지난해 7~9월) 일평균 거래량(23.8건)에 비해 91.1% 감소한 것이다.
거래가 실종된 것은 9·13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신규 주택 구매 시 원칙적으로 대출이 금지돼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본격화된 영향도 있다. 재건축 조합 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입주할 때까지 아파트를 팔 수 없게 됐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입주권 거래를 할 수 없다.
광명동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매매가가 너무 내려 못팔고 매수 대기자들은 더 떨어질까봐 기다린다"며 "올해 들어서는 거의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근처 H공인 관계자도 "매매가 워낙 부진하다 보니 급매 가격이 자꾸만 낮아져 작년 말보다 더 싼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런 것만 한두 개씩 거래되고 있으니 매매가격이 얼마인지 가늠도 안된다"고 말했다. ◆갭투자 매물 쏟아질까 '불안'
광명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63% 하락했다. 전셋값 역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올해 전세가격 하락율(3.83%)은 전국 4위다. 하안동 e편한세상센트리빌 전용 84m²의 경우 지난 2월 하순 4억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 같은 주택형 21층이 2년 전(2017년 2월)엔 1억3000만원 더 비싼 5억3000만원에 전세거래됐다. 같은 단지 주택을 세입자에게 전세로 준 집주인 이 모씨는 "두달 후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새 세입자를 찾더라도 나머지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할지 모르겠다. 급매로 집을 내놔야하나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의왕. 시흥, 안양 등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다는 점이 전셋값 하락의 요인이다.
지난해 광명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이른바 '갭투자가'들은 비상이다. 작년 일부 스타강사들이 광명을 유망지역으로 추천하자 버스를 통으로 빌려타고 와서 투자에 나선 갭투자자들이 더러 있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 갭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명사거리역 인근 D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억원대 초반이면 갭투자가 가능해 갭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며 "일부 갭투자자들이 최근 전셋값이 내리는 것을 보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명 아파트값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지만 중장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광명은 수도권 서남부지역 광역 교통의 요충지여서 장기적인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 역시 "광명 집값은 서울과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서울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 광명도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지난해 서울 못지 않게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광명 부동산 시장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아파트 호가가 최대 2억원 하락했다. 거래도 끊기다시피 했다. 부동산 규제에 따른 주택 거래 위축과 입주물량 증가 등이 맞물린 탓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률 1위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명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63%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전주(-0.39%)에 비해 낙폭이 0.24%포인트 커졌다. 이는 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7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광명 아파트 값은 지난해 11월 둘째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한차례 보합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18주 연속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변동률은 마이너스 3.03%였다. 올해 들어서 매매가격 하락률(2.33%)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1위다. 지난해 7~10월 아파트 매매값 상승율이 8.24%에 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몇 달새 실거래가가 1억원 이상 하락한 단지까지 나왔다. 하안동의 e편한세상센트레빌(전용 84m²)은 지난해 9월 8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12월엔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하안동과 철산동 일대 아파트들 역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5000만원 넘게 내렸다.
재건축 기대감이 나왔던 하안동의 낡은 아파트 일부도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하안주공5단지(전용 45㎡)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8월 3억원에서 지난달 2억2000만~2억3500만원으로 6500만~8000만원가량 떨어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가 2억원 떨어져도…거래 '뚝'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거래는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지역 대장주로 통하는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의 경우 9월 이전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8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그래도 거래가 안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광명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172건으로, 일평균 2.1건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9·13 대책 전 석 달 동안(지난해 7~9월) 일평균 거래량(23.8건)에 비해 91.1% 감소한 것이다.
거래가 실종된 것은 9·13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신규 주택 구매 시 원칙적으로 대출이 금지돼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본격화된 영향도 있다. 재건축 조합 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입주할 때까지 아파트를 팔 수 없게 됐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입주권 거래를 할 수 없다.
광명동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매매가가 너무 내려 못팔고 매수 대기자들은 더 떨어질까봐 기다린다"며 "올해 들어서는 거의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근처 H공인 관계자도 "매매가 워낙 부진하다 보니 급매 가격이 자꾸만 낮아져 작년 말보다 더 싼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런 것만 한두 개씩 거래되고 있으니 매매가격이 얼마인지 가늠도 안된다"고 말했다. ◆갭투자 매물 쏟아질까 '불안'
광명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63% 하락했다. 전셋값 역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올해 전세가격 하락율(3.83%)은 전국 4위다. 하안동 e편한세상센트리빌 전용 84m²의 경우 지난 2월 하순 4억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 같은 주택형 21층이 2년 전(2017년 2월)엔 1억3000만원 더 비싼 5억3000만원에 전세거래됐다. 같은 단지 주택을 세입자에게 전세로 준 집주인 이 모씨는 "두달 후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새 세입자를 찾더라도 나머지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할지 모르겠다. 급매로 집을 내놔야하나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의왕. 시흥, 안양 등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다는 점이 전셋값 하락의 요인이다.
지난해 광명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이른바 '갭투자가'들은 비상이다. 작년 일부 스타강사들이 광명을 유망지역으로 추천하자 버스를 통으로 빌려타고 와서 투자에 나선 갭투자자들이 더러 있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 갭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명사거리역 인근 D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억원대 초반이면 갭투자가 가능해 갭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며 "일부 갭투자자들이 최근 전셋값이 내리는 것을 보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명 아파트값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지만 중장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광명은 수도권 서남부지역 광역 교통의 요충지여서 장기적인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 역시 "광명 집값은 서울과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서울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 광명도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