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K 화려한 이륙…청주국제공항 르네상스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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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에어로K
울트라 LCC로 새바람
충청지역 발전 '高高'
울트라 LCC로 새바람
충청지역 발전 '高高'
“에어로K를 통해 청주국제공항이 세종시의 관문 공항이자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 재도약할 것입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국토교통부가 에어로K에 항공 운송면허 발급을 결정한 지난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성과는 충청권과 에어로K, 도민의 합작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로K가 일곱 번째 저비용항공사(LCC)로 지정되자 충청권은 공항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길이 열렸다며 크게 반겼다. 1997년 개항 이후 20여 년 만에 청주공항이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는 것이다. 2017년에 이어 재수 끝에 신규 면허를 따낸 에어로K는 국토부가 인력과 장비·안전운항체계 등을 최종 평가해 발급하는 운항증명(AOC·안전면허)을 받는 대로 본격 취항에 나설 방침이다. 강병호 에어로K 사장은 “2016년 5월 설립 때부터 AOC를 준비해온 만큼 발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1~3월)엔 국제선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저가 항공권으로 LCC시장 공략
청주공항을 모(母)기지로 하는 에어로K는 내년 일본과 중국, 대만 노선에 취항한 뒤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노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나리타·나고야·기타큐슈와 중국 칭다오, 대만 타이베이 등의 노선을 먼저 취항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 공장이 모여 수요가 풍부한 하이퐁 노선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로K는 기존 LCC보다 최대 20~30% 낮은 초저가 항공권을 앞세운 ‘울트라 LCC’를 목표로 항공시장의 판도를 뒤흔든다는 전략이다. 신규 항공기 도입부터 운항, 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시간 배정) 등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항공기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에어버스 A320(180석) 단일기종으로 운영한다. 운항 중인 중고기를 들여오는 대신 전부 새 비행기를 도입한다. 한 가지 기종에 새 비행기라는 장점을 결합할 경우 운항은 물론 정비 비용도 크게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슬롯 효율성을 높여 비행이 끝난 뒤 일반적으로 많게는 몇 시간씩 공항에 비행기가 대기하는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운항은 유류비를 아끼는 연비운항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에 달한다. 비행기는 엔진 출력을 최대한 쓰는 이륙 시에 많게는 전체 연료의 30% 가까이를 소모한다. 조종사 훈련을 통해 이런 연료를 아낀다는 구상이다.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경제속도·고도’ 운항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해외 LCC들은 조종사 입사 때부터 연비운항 교육을 하고 있다.
에어로K의 항공권 판매 방식도 특별하다. 통상 성수기 때 항공권 가격은 수시로 등락을 반복하는데 에어로K는 좀 더 예측 가능한 항공권 가격 정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에어로K를 타면 가장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LCC들은 성수기 항공권 요금은 대형항공사(FSC)와 비슷하고, 비수기엔 저가 경쟁을 펼치는 등 LCC만의 특색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에어로K 등 신생 LCC들이 항공시장에 혁신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청권 경제발전 견인
에어로K 취항을 통해 청주공항은 인천과 제주, 김포, 김해에 이은 전국 5대 공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공항은 1997년 4월 개항 이후 10년 만인 2007년 이용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자리 잡았다. 2005년 8월 국내 첫 LCC인 한성항공도 청주공항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0월 한성항공은 운항을 중단했다. 2017년부터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면서 대구공항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에어로K가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3년 안에 5개국, 11개 국제노선을 운항하면 240만 명 수준(2018년 기준)인 청주공항 이용객이 500만 명대로 늘어나 전국 5대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충청북도는 예상하고 있다. 지역 항공사가 다시 생기면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충청북도는 앞으로 3년간 5276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로K는 제주 2공항 등이 들어서면 제주 등의 국내선 취항도 검토할 방침이다. 최용덕 에어로K 상무는 “청주공항은 충청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권까지 700만 명의 항공 수요가 확보된 곳”이라며 “에어로K와 함께 청주공항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북도는 제주 일변도의 국내 노선을 2021~2022년께 개항 예정인 흑산도와 울릉도 등으로 확대해 나가는 등 청주공항 활성화 청사진도 내놨다. 또 천안~청주공항 복선 전철 설치, 오송~청주공항~제천을 잇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세종~오송~옥산~청주공항 고속화도로 건설, 주요 도시 공항 연결 시외버스망 구축 등 공항 접근 교통망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달엔 청주공항과 충북혁신도시, 진천, 대전 유성 터미널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하루 왕복 6회씩 운행을 시작해 이 지역 주민들의 청주공항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대전 서부권인 유성 지역에서는 대전복합터미널로 이동해 청주공항행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또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은 진천이나 청주로 간 뒤 청주공항행 버스를 타야 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 이 지사는 “에어로K와 충청권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이시종 충북지사는 국토교통부가 에어로K에 항공 운송면허 발급을 결정한 지난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성과는 충청권과 에어로K, 도민의 합작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로K가 일곱 번째 저비용항공사(LCC)로 지정되자 충청권은 공항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길이 열렸다며 크게 반겼다. 1997년 개항 이후 20여 년 만에 청주공항이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는 것이다. 2017년에 이어 재수 끝에 신규 면허를 따낸 에어로K는 국토부가 인력과 장비·안전운항체계 등을 최종 평가해 발급하는 운항증명(AOC·안전면허)을 받는 대로 본격 취항에 나설 방침이다. 강병호 에어로K 사장은 “2016년 5월 설립 때부터 AOC를 준비해온 만큼 발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1~3월)엔 국제선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저가 항공권으로 LCC시장 공략
청주공항을 모(母)기지로 하는 에어로K는 내년 일본과 중국, 대만 노선에 취항한 뒤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노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나리타·나고야·기타큐슈와 중국 칭다오, 대만 타이베이 등의 노선을 먼저 취항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 공장이 모여 수요가 풍부한 하이퐁 노선 운항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로K는 기존 LCC보다 최대 20~30% 낮은 초저가 항공권을 앞세운 ‘울트라 LCC’를 목표로 항공시장의 판도를 뒤흔든다는 전략이다. 신규 항공기 도입부터 운항, 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시간 배정) 등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항공기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에어버스 A320(180석) 단일기종으로 운영한다. 운항 중인 중고기를 들여오는 대신 전부 새 비행기를 도입한다. 한 가지 기종에 새 비행기라는 장점을 결합할 경우 운항은 물론 정비 비용도 크게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슬롯 효율성을 높여 비행이 끝난 뒤 일반적으로 많게는 몇 시간씩 공항에 비행기가 대기하는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운항은 유류비를 아끼는 연비운항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에 달한다. 비행기는 엔진 출력을 최대한 쓰는 이륙 시에 많게는 전체 연료의 30% 가까이를 소모한다. 조종사 훈련을 통해 이런 연료를 아낀다는 구상이다.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경제속도·고도’ 운항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해외 LCC들은 조종사 입사 때부터 연비운항 교육을 하고 있다.
에어로K의 항공권 판매 방식도 특별하다. 통상 성수기 때 항공권 가격은 수시로 등락을 반복하는데 에어로K는 좀 더 예측 가능한 항공권 가격 정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에어로K를 타면 가장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LCC들은 성수기 항공권 요금은 대형항공사(FSC)와 비슷하고, 비수기엔 저가 경쟁을 펼치는 등 LCC만의 특색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에어로K 등 신생 LCC들이 항공시장에 혁신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청권 경제발전 견인
에어로K 취항을 통해 청주공항은 인천과 제주, 김포, 김해에 이은 전국 5대 공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공항은 1997년 4월 개항 이후 10년 만인 2007년 이용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자리 잡았다. 2005년 8월 국내 첫 LCC인 한성항공도 청주공항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0월 한성항공은 운항을 중단했다. 2017년부터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면서 대구공항에 5위 자리를 내줬다.
에어로K가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3년 안에 5개국, 11개 국제노선을 운항하면 240만 명 수준(2018년 기준)인 청주공항 이용객이 500만 명대로 늘어나 전국 5대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충청북도는 예상하고 있다. 지역 항공사가 다시 생기면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충청북도는 앞으로 3년간 5276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로K는 제주 2공항 등이 들어서면 제주 등의 국내선 취항도 검토할 방침이다. 최용덕 에어로K 상무는 “청주공항은 충청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권까지 700만 명의 항공 수요가 확보된 곳”이라며 “에어로K와 함께 청주공항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북도는 제주 일변도의 국내 노선을 2021~2022년께 개항 예정인 흑산도와 울릉도 등으로 확대해 나가는 등 청주공항 활성화 청사진도 내놨다. 또 천안~청주공항 복선 전철 설치, 오송~청주공항~제천을 잇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세종~오송~옥산~청주공항 고속화도로 건설, 주요 도시 공항 연결 시외버스망 구축 등 공항 접근 교통망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이달엔 청주공항과 충북혁신도시, 진천, 대전 유성 터미널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하루 왕복 6회씩 운행을 시작해 이 지역 주민들의 청주공항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대전 서부권인 유성 지역에서는 대전복합터미널로 이동해 청주공항행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또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은 진천이나 청주로 간 뒤 청주공항행 버스를 타야 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 이 지사는 “에어로K와 충청권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