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집유 받고 사무국장 근무 중…전날 MB 2심서 기존 진술 뒤집어
'MB 재산관리' 이병모 청계재단 복귀…진술번복 영향 미쳤나
이명박 전 대통령 2심 재판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고 이 전 대통령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한 이병모 씨가 지난해 형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원래 근무하던 청계재단으로 복귀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7월 1심 판결에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원래 자리였던 청계재단 사무국장직에 그대로 복귀했다.

이씨는 오랜 기간 이 전 대통령 측의 재산관리를 맡아온 인물이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공익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지만 이씨와 같은 직원에 관한 제한은 따로 없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씨가 법정에서 기존 진술을 뒤엎고 이 전 대통령 측을 두둔하는 증언을 한 것을 두고 그의 청계재단 근무가 이런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씨는 전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2007년 하순경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2억원을 받아 영포빌딩으로 가 증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고 한 변호인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은 김 전 기획관이 지난해 1월 구속된 후 검찰에서 자수한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의 재산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고 한 검찰 진술도 뒤집으며 "조사를 받다가 힘들다 보니 자포자기식으로 진술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검찰의 다스 의혹 수사 과정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증거 인멸 등 혐의가 드러나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김재정과 이명박 일가의 지시를 이행한 실무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양형 이유로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