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회 미래를 위한 새 페이지 함께 써야"
교황청 이인자 "시진핑, 교황과 만날 가능성 열려 있어"
교황에 이은 교황청 이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교황이 만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AP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21∼24일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시 주석이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날 가능성을 묻는 말에 파롤린 추기경은 "우리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만나려는 양측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 원수나 정부 수장이 이탈리아를 방문하면 통상 교황을 알현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양측은 교황과 시 주석의 회동 가능성에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이탈리아 방문은 교황청과 중국이 지난해 9월 관계 정상화의 장애물로 작용하던 중국 주교 임명 문제를 잠정 타결지은 뒤 이뤄지는 것이라 교황과 시 주석의 만남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교황청은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인 1951년 중국과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 주석과 만나면 이는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끄는 교황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와의 역사적 첫 만남이어서 교황청과 중국의 관계 복원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파롤린 국무원장이 최근 중국 관련 신간 서적의 서문에서 "로마 가톨릭교회는 어떤 정부에도 불신이나 적의를 갖고 있지 않다"며 중국 측에 교회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중국의 교회-아직 적히지 않은 미래'라는 책의 서문에서 "중국에서 가톨릭교회의 노력은 중국인들과 그들의 적법한 정부에 대한 존중과 존경, 믿음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교황청과 관계 개선 시 가톨릭에 대한 신앙이 중국 정부의 권위를 흔들 수 있다는 중국 측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려는 듯한 시도로 읽혀 주목을 받고 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이 서문에서 "과거를 기억하면서 중국 교회의 미래를 위한 새 페이지를 함께 써나가자"고 밝혀 교황과 시 주석이 만날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