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첫 제재…'北 협상중단 경고' 교착국면서 비핵화 견인 대북 압박 포석
北선박·'北과 내통' 제3국 선박, 주의보에 무더기 포함…한국 선박도 들어가
해상 봉쇄 핵무기 개발 원천 차단…美재무 "FFVD 달성에 전념"
美, 北 제재회피 도운 中해운사 2곳 제재…불법환적 주의보 갱신
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이와 함께 북한과의 불법 환적 등을 한 혐의를 받는 선박들을 무더기로 추가한 북한의 해상 거래에 대한 주의보를 갱신해 발령했다.

미국의 대북 관련 독자 제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북한의 반응 등 파장이 주목된다.

미 재무부는 이날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다롄 하이보 국제 화물과 랴오닝 단싱 국제운송 등 2곳의 중국 해운회사를 제재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다롄 하이보는 미국의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백설무역회사에 물품을 공급하는 등 방식으로 조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설무역회사는 북한 정찰총국(RGB) 산하로, 앞서 북한으로부터 금속이나 석탄을 팔거나 공급하거나 구매한 혐의 등으로 제재대상으로 지정됐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랴오닝 단싱은 유럽연합 국가에 소재한 북한 조달 관련 당국자들이 북한 정권을 위해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상습적으로 기만적 행태를 보여왔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2차 정상회담 결렬 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협상 중단 검토'를 밝힌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비핵화 실행을 견인하기 위한 대북 압박을 계속 가해나가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이 아직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실행조치 이행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선박 대 선박 환적 등 해상 무역을 봉쇄,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재확인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로 이들 법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미 재무부는 이들 중국 회사에 대한 제재에 대한 관련 조치로서 국무부, 해안경비대 등과 함께 북한의 해상 거래에 대한 주의보를 갱신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북한의 대형 선박과의 선박 대 선박 환적에 연루돼 있거나 북한산 석탄을 수출해온 것으로 보이는 수십 척의 선박 리스트를 갱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총 67척의 선박 리스트가 갱신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이 리스트에는 루니스(LUNIS)라는 선명의 한국 선적의 선박도 포함됐다.

선박 간 환적 행위 등에 대한 주의보 발령은 지난해 2월에 이어 1년 1개월 만이다.

재무부는 "오늘의 조치는 국제 제재 및 미국의 독자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기만술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이행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 그리고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협력국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이행이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중차대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부는 우리의 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불법적인 무역을 가리기 위해 기만술을 쓰는 해운사들은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해 10월 북한을 위해 자금 세탁을 한 혐의로 싱가포르 기업 2곳과 개인 1명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어 12월에는 북한의 사실상 이인자로 평가되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정권 핵심 인사 3명을 인권 유린과 관련한 대북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느 행정부가 일찍이 구사해온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제재와 가장 성공적인 외교적 관여를 동시에 하고 있다"며 '쌍끌이 노력'(twin efforts)을 언급, 제재와 대화 병행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