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석유성분 액화해 1910년 美서 처음 가정용 연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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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등 산업용으로 두루 쓰이는 친환경 에너지로 부상
석유화학 등 산업용으로 두루 쓰이는 친환경 에너지로 부상
액화석유가스(liquefied petroleum gas·LPG)란 천연가스전에서 가스를 채굴하거나 유전에서 원유를 시추할 때 함께 나오는 석유 성분(탄화수소)을 액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원유만 석유제품으로 만들고 가스는 태워버렸지만 미국 화학자 월터 스넬링이 1910년 액화에 성공하면서 LPG가 가정용 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28년에는 트럭에 처음 사용되며 자동차용 연료로 쓰이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엔 미국 가정의 62%가 사용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쉽게 운반해 사용하는 친환경 에너지
한국에 LPG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59년이다. 미군 부대에서 조금씩 나오는 LPG를 사용하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1960년 초 일본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 1961년 대한와사산업주식회사가 정식 수입계약을 체결해 들여왔다. 당시 LPG는 용기에 충전된 것을 사용하고 빈 용기는 다시 일본으로 보내는 방식이어서 일부 계층만 사용할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
국내 LPG 공급은 1964년 대한석유공사 울산공장이 가동되면서 본격화됐다. 국내 생산이 늘면서 보급 속도도 빨라졌다. 1971년 서울 이촌동 3000가구를 대상으로 LPG 방식의 도시가스가 시범 공급됐다. 국내 도시가스 사업의 시초다. 1973년 석유파동이 일어나면서 대다수 택시가 LPG차량으로 개조됐다. 1970년대 말 제2차 석유파동은 LPG 전문회사가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가스 도입 사업을 추진했다.
LPG는 프로판과 부탄 제품으로 구분된다. 프로판 제품은 주로 가정·상업용 취사와 난방에, 부탄 제품은 자동차용 연료로 쓰인다. LPG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성이다. 화학적으로 단순해 완전 연소되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의 배출량이 낮다. 지구온난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블랙카본을 배출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LPG는 작은 압력으로 쉽게 액화하기 때문에 수송과 운반이 편리하다. 프로판가스는 대기압 상태에서 영하 42.1도 이하로 냉각하거나 상온에서 7㎏/㎠ 이상으로 압력을 가하면 액화된다. 부탄가스는 영하 0.5도 이하 냉각이나 2㎏/㎠ 압력으로 액화할 수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가정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
국내 LPG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931만t이었다. 자동차용(34%) 석유화학용(38%) 가정상업용(18%) 산업용(10%)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운행되는 LPG차는 모두 205만 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상업용 수요는 도시가스 배관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의 취사 및 난방 용도로 쓰인다. 2017년 말 현재 전국 430만 가구가 사용하고 있다. LPG는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된다. 프로판은 탈수소화 과정을 거쳐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이 된다.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PP)을 비롯한 합성수지의 원료로 전기전자 소재, 자동차 내외장재, 필름 및 포장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2017년 기준 세계시장에서 LPG는 3억342만t가량 소비됐다. 용도별로는 가정용(44%)이 가장 많았으며 석유화학용(28%) 산업용(10%) 자동차용(9%) 등의 순이었다. 2017년 말 기준 세계 LPG차 운행대수는 2714만 대다. 미국 호주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인도 등 세계 70여 개국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LPG차를 친환경 대체연료 차량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보급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학생들의 천식 예방을 위해 기존 노후 경유 스쿨버스를 LPG 등 친환경버스로 전환하면 보조금을 지원한다.
차량 제한 폐지해 국내 소비 늘어날 듯
국내에서 LPG차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은 휘발유 및 경유차와 달리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택시 및 렌터카,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만 사용할 수 있었다. LPG차량으로 쓸 수 있는 차종도 제한적이었다. 이는 과거 LPG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1980년대에 도입된 정책이다. 당시에는 대규모 LPG 저장시설이 없었고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하면서 만드는 LPG 비율도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부가 수입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원 다변화 정책의 일환으로 가스 도입 사업을 추진한 이후 충분한 공급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연구한 결과 LPG차 사용제한을 폐지해도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없고,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LPG차 사용 규제는 37년 만에 폐지됐다. 제한 폐지로 국내 LPG 소비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NIE 포인트
LPG차와 휘발유·경유차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정리해보자. 세계적으로 LPG의 쓰임이 확산된 과정을 토론해보자. 흔히 LPG는 폭발 등의 위험성이 높은 연료라는 인식이 있다. 이와 관련한 오해와 진실도 함께 토론해보자.
박상익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dirn@hankyung.com
쉽게 운반해 사용하는 친환경 에너지
한국에 LPG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59년이다. 미군 부대에서 조금씩 나오는 LPG를 사용하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1960년 초 일본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 1961년 대한와사산업주식회사가 정식 수입계약을 체결해 들여왔다. 당시 LPG는 용기에 충전된 것을 사용하고 빈 용기는 다시 일본으로 보내는 방식이어서 일부 계층만 사용할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
국내 LPG 공급은 1964년 대한석유공사 울산공장이 가동되면서 본격화됐다. 국내 생산이 늘면서 보급 속도도 빨라졌다. 1971년 서울 이촌동 3000가구를 대상으로 LPG 방식의 도시가스가 시범 공급됐다. 국내 도시가스 사업의 시초다. 1973년 석유파동이 일어나면서 대다수 택시가 LPG차량으로 개조됐다. 1970년대 말 제2차 석유파동은 LPG 전문회사가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가스 도입 사업을 추진했다.
LPG는 프로판과 부탄 제품으로 구분된다. 프로판 제품은 주로 가정·상업용 취사와 난방에, 부탄 제품은 자동차용 연료로 쓰인다. LPG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성이다. 화학적으로 단순해 완전 연소되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의 배출량이 낮다. 지구온난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블랙카본을 배출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LPG는 작은 압력으로 쉽게 액화하기 때문에 수송과 운반이 편리하다. 프로판가스는 대기압 상태에서 영하 42.1도 이하로 냉각하거나 상온에서 7㎏/㎠ 이상으로 압력을 가하면 액화된다. 부탄가스는 영하 0.5도 이하 냉각이나 2㎏/㎠ 압력으로 액화할 수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가정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
국내 LPG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931만t이었다. 자동차용(34%) 석유화학용(38%) 가정상업용(18%) 산업용(10%)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운행되는 LPG차는 모두 205만 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상업용 수요는 도시가스 배관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의 취사 및 난방 용도로 쓰인다. 2017년 말 현재 전국 430만 가구가 사용하고 있다. LPG는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된다. 프로판은 탈수소화 과정을 거쳐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이 된다.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PP)을 비롯한 합성수지의 원료로 전기전자 소재, 자동차 내외장재, 필름 및 포장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2017년 기준 세계시장에서 LPG는 3억342만t가량 소비됐다. 용도별로는 가정용(44%)이 가장 많았으며 석유화학용(28%) 산업용(10%) 자동차용(9%) 등의 순이었다. 2017년 말 기준 세계 LPG차 운행대수는 2714만 대다. 미국 호주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인도 등 세계 70여 개국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LPG차를 친환경 대체연료 차량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보급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학생들의 천식 예방을 위해 기존 노후 경유 스쿨버스를 LPG 등 친환경버스로 전환하면 보조금을 지원한다.
차량 제한 폐지해 국내 소비 늘어날 듯
국내에서 LPG차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은 휘발유 및 경유차와 달리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택시 및 렌터카, 장애인·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만 사용할 수 있었다. LPG차량으로 쓸 수 있는 차종도 제한적이었다. 이는 과거 LPG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1980년대에 도입된 정책이다. 당시에는 대규모 LPG 저장시설이 없었고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하면서 만드는 LPG 비율도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부가 수입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원 다변화 정책의 일환으로 가스 도입 사업을 추진한 이후 충분한 공급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연구한 결과 LPG차 사용제한을 폐지해도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없고,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LPG차 사용 규제는 37년 만에 폐지됐다. 제한 폐지로 국내 LPG 소비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NIE 포인트
LPG차와 휘발유·경유차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정리해보자. 세계적으로 LPG의 쓰임이 확산된 과정을 토론해보자. 흔히 LPG는 폭발 등의 위험성이 높은 연료라는 인식이 있다. 이와 관련한 오해와 진실도 함께 토론해보자.
박상익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