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靑안보실장, 앤드루김 면담…"한미공조 어느때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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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욱 스탠퍼드 교수 "北측 상대로 비핵화 적극 설득하라"
'北, 美 설득하라', '美, 北 설득하라' 상반된 압박 속 한국 정부 대응 주목
靑 '포스트 하노이' 난기류 극복 위해 미 민간 싱크탱크와 관계강화 나서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막후 채널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과 미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의 신기욱 소장이 21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하노이 북미 핵 담판 결렬 후 한반도 정세를 포함,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 전략 등을 두고 다각적이며 허심탄회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면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은 없다"면서도 면담이 있었음은 사실상 확인했다.
신 소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나와 앤드루는 핵 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미간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말을 (정 실장에게) 했다"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낸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말 사임했지만, 최근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비공식 자문기구에서 활동하는가 하면,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도 수시로 의견교환을 하는 등 비핵화 협상의 막전막후와 북미의 현 입장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현재 신기욱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APARC의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 소장은 정 실장과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우리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해온 말 들을 폭넓게 전달했다"면서 "정 실장은 진지하게 경청했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앤드루 김은 20일 한국에 있는 APARC 동문 모임에 참석해 "한미간에 대북 시각차가 크다"면서 한미공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하노이 핵 담판 결렬에 대해 '북한이 괌과 하와이 등에 있는 미국 전략자산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북미 간 비핵화 개념의 차이 탓에 합의가 결렬됐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센터장은 아울러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실무협상에서 북측이 "(김정은) 위원장 말고는 비핵화 자체를 말할 수 없다", "영변 외 핵시설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실무협상에서 부차적 이슈만 논의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신 소장도 최근 한 언론 칼럼에서 "하노이 회담을 보면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북한은 제재완화, 한국은 남북경협이라는 다른 꿈을 갖고 협상에 임해왔음이 명백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임기응변식의 어설픈 중재가 아니라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설득하고 대신 체제 보장 등 북한이 불안해하는 부분에 대해선 미국, 중국과 만나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21일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에 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할 말은 하는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참가자(player)"라고 말하면서, 미국 측에 '제재 완화'를 설득할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날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비핵화를 설득하라"고 말했다.
미국 측 사정에 정통한 그의 이같은 말은 미국 정부의 입장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상반된 요구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라며 "뭔가 하나를 선택하든, 새로운 길을 모색하든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실장이 김 전 센터장과 신 소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형식의 면담을 가진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미국의 민간싱크탱크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의 대표적 대외 연구기관인 후버연구소와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에는 최근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김 전 센터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몰려들어 현시점에서 미국내 최고의 대외 싱크탱크로 부상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동맹의 균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하는 인물로 꼽히는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또 현 정부 들어 다소 소원했던 미국 싱크탱크와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정 실장에게 스탠퍼드 아태연구소 방문을 요청했다"면서 "필요하면 언제든 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과 앤드루 김의 면담이 문재인 대통령과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접견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하노이 담판 결렬 후 미국과 북한 양측의 동향 파악을 위해 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北, 美 설득하라', '美, 北 설득하라' 상반된 압박 속 한국 정부 대응 주목
靑 '포스트 하노이' 난기류 극복 위해 미 민간 싱크탱크와 관계강화 나서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막후 채널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과 미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의 신기욱 소장이 21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하노이 북미 핵 담판 결렬 후 한반도 정세를 포함,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 전략 등을 두고 다각적이며 허심탄회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면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은 없다"면서도 면담이 있었음은 사실상 확인했다.
신 소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나와 앤드루는 핵 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미간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말을 (정 실장에게) 했다"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낸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말 사임했지만, 최근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비공식 자문기구에서 활동하는가 하면,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도 수시로 의견교환을 하는 등 비핵화 협상의 막전막후와 북미의 현 입장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현재 신기욱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APARC의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 소장은 정 실장과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우리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해온 말 들을 폭넓게 전달했다"면서 "정 실장은 진지하게 경청했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앤드루 김은 20일 한국에 있는 APARC 동문 모임에 참석해 "한미간에 대북 시각차가 크다"면서 한미공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하노이 핵 담판 결렬에 대해 '북한이 괌과 하와이 등에 있는 미국 전략자산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북미 간 비핵화 개념의 차이 탓에 합의가 결렬됐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센터장은 아울러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실무협상에서 북측이 "(김정은) 위원장 말고는 비핵화 자체를 말할 수 없다", "영변 외 핵시설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실무협상에서 부차적 이슈만 논의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신 소장도 최근 한 언론 칼럼에서 "하노이 회담을 보면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북한은 제재완화, 한국은 남북경협이라는 다른 꿈을 갖고 협상에 임해왔음이 명백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임기응변식의 어설픈 중재가 아니라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설득하고 대신 체제 보장 등 북한이 불안해하는 부분에 대해선 미국, 중국과 만나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21일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에 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할 말은 하는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한국은 중재자가 아니라 참가자(player)"라고 말하면서, 미국 측에 '제재 완화'를 설득할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날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정부를 상대로 비핵화를 설득하라"고 말했다.
미국 측 사정에 정통한 그의 이같은 말은 미국 정부의 입장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상반된 요구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라며 "뭔가 하나를 선택하든, 새로운 길을 모색하든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실장이 김 전 센터장과 신 소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형식의 면담을 가진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미국의 민간싱크탱크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의 대표적 대외 연구기관인 후버연구소와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에는 최근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김 전 센터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몰려들어 현시점에서 미국내 최고의 대외 싱크탱크로 부상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동맹의 균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하는 인물로 꼽히는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또 현 정부 들어 다소 소원했던 미국 싱크탱크와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정 실장에게 스탠퍼드 아태연구소 방문을 요청했다"면서 "필요하면 언제든 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과 앤드루 김의 면담이 문재인 대통령과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접견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하노이 담판 결렬 후 미국과 북한 양측의 동향 파악을 위해 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