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만에 대구行…"미래 신산업 중심도시" 경제활력 비전 제시
'국민 통합' 의미도…권영진·이철우 참석, 김부겸은 불참
신공항·포항지진 조사결과 등 TK 현안 관련 메시지 나올지 주목
대구 찾은 文대통령…지역 혁신성장 앞세워 TK에 '손짓'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약 13개월 만에 대구를 찾았다.

대구를 '미래 신산업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전면에 들고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 현대로보틱스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지역 주도의 혁신성장으로 한국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의 '지역경제 투어' 7번째 행사이자,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대구 방문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집권 중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여권에 대한 지지세가 약한 TK(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천2명 대상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조사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TK 지역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30%에 그쳤다.

이는 8개 권역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자 전국 평균인 45%에 비해서도 15%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8일 개각을 단행했으나, 7명의 새 장관 후보 가운데 TK 출신 인사가 포함되지 않아 지역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으로서는 자칫 '지역 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TK의 민심을 잘 보듬고 국민통합의 의지를 다시 부각해야 할 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조기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의 불모지'로 알려진 대구에서 첫 선거운동을 벌여 국민통합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인사말에서 "대구의 꿈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

정부는 언제나 대구시민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로봇 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라는 특성에 맞춰 "대구는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역량이 충분하다.

대한민국이 꿈꾸는 로봇산업의 미래가 대구에서 제일 먼저 펼쳐지도록 힘을 모아달라"라며 "대구 경제가 활짝 피어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에 대구가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긴 언급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나 최근 발표된 포항지진 원인 조사결과 등 TK 지역 현안에 대해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자유한국당 출신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의 지역경제 투어 행사에 야당 출신 광역 단체장만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 참석 등의 일정으로, 문 대통령의 대구행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 질의에서 이번 청와대 개각명단 발표에 대해 "늘 하던 방식이 아닌, 출신고별로 발표하는 발상은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정부 내에서 상당히 치졸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이 "장관 일곱 분 개각이 됐는데 TK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정략적으로 고립화한다는 지역 여론이 있다"고 하자, 김 장관은 "대한민국에서 인사를 하면 늘 그런 식으로 평가가 엇갈리기 마련이지만, 그런 측면이 있더라도 한 국가의 인사에 그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지나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