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제2연평해전·연평 포격 전사자 묘역 참배 이어져
전국 각지서 국가안보 다지는 추모·기념행사 잇따라
"돌아오지 않다는 걸 이제야 실감" 서해수호 용사 추모
제4회 서해수호의 날인 2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현충원을 찾은 참배객들은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가 함께 있는 서해수호 특별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한주호 준위 묘소를 둘러보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유족들에게는 아들의 비보를 들은 그 날의 애끊는 슬픔이 현재 진행형이었다.

"잘 있었느냐"며 묘비 위에 새겨진 이름을 어루만지는 노파도 있었다.

'천안함 46용사' 박경수 상사 유족은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실감한다"며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해군과 해병대를 비롯한 장병들도 헌화하며 선배들의 뜻을 되새겼다.
"돌아오지 않다는 걸 이제야 실감" 서해수호 용사 추모
대전시민 박금순(68) 씨는 "남편 묘역이 근처인데, 이맘때면 청년들이 안쓰러워서 찾는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라의 높은 분들께서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오전 대전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기념식은 국민의례, 헌화·분향·묵념, 기념사, 기념공연, 대합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홀어머니와 함께 성장한 천안함 전사자 문영욱 중사의 일생을 담은 '소년의 꿈' 추모 공연 도중에 유족들은 연방 눈물을 훔쳤다.

유성생명과학고 한 학생은 "생각해보면 돌아가실 당시 저희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분들도 있다"며 "하루빨리 우리나라에 완전한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해수호 용사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롤콜'에서는 일부 장병도 눈시울을 붉혔다.

대전한빛고 학생들이 장병 사진을 들고나와 의미를 더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해는 한반도 화약고에서 평화의 발신지로 변모하고 있다"며 "용사들의 거룩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항구적인 평화의 정착"이라고 강조했다.
"돌아오지 않다는 걸 이제야 실감" 서해수호 용사 추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행사를 마친 뒤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묘역, 서해수호 특별묘역을 찾아 헌화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께서 함께 와서 이분들의 뜻을 기렸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고 아쉽다"며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경기 수원 만석공원 제1야외음악당, 울산시청 본관,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인천시 월미도, 충남 천안 태조산공원 등 전국 각지에서는 서해수호 용사를 추모하고 국민 안보의식을 결집하는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