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2일 오후 3시35분

이랜드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이 기업공개(IPO)를 잠정 연기했다. 2017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상환하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2일 올 상반기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친다는 계획을 당분간 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운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예상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인 대형 IPO로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마켓인사이트] 이랜드리테일, 상장계획 연기
이랜드리테일은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상장에 나섰다. 이 회사는 2017년 프리IPO를 통해 FI들로부터 4000억원을 투자받을 때 올 6월 19일까지 상장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회계감리 문제 등으로 올 상반기에 상장을 마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또 증시 상황 역시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엔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주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상황에선 목표 시한을 지키기 어렵고 이에 쫓기다 보면 상장 성과가 기대보다 낮아 재무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대신 FI들이 보유한 주식을 사들여 자사주 형태로 보유하기로 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면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 회사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된다. 이 CFO는 “회사 자체 자금으로 FI의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건 그룹의 재무 성과를 반영한다”며 “그룹 재무의 건실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부채 비율(연결재무제표 기준)은 172%로 추정된다. 향후 이 비율을 150% 이하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