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얼굴에 발길질…주변승객들 촬영·놀라움만 표시
트위터이용자 "진정한 뉴요커라면 촬영만 말고 무언가 했어야"
뉴욕 지하철서 78세 할머니 무차별 폭행당해…제지않고 촬영만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서 70대 후반의 할머니가 젊은 남성에 의해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폭행 당시 주변에는 다른 승객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2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새벽 3시께 뉴욕 브롱크스를 지나던 지하철 2호선에서 발생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영상을 보면 30~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지하철 좌석 한쪽에 혼자 앉아있던 할머니에게 느닷없이 발길질을 시작했다.

다리를 높이 치켜들어 얼굴을 두 차례 가격한 데 이어 가슴과 복부 부위를 연이어 네 차례나 추가로 때렸다.

78세의 고령인 할머니는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폭행을 당했다.

폭행이 이뤄지는 동안 주변에서는 남성으로 보이는 다른 승객들이 "오우", "오우 낫(안돼)"을 연발하며 놀라움을 표시했지만 아무도 폭행을 말리거나 폭행범을 제압하려 하지 않았다.

폭행범은 약 10초에 걸친 폭행 이후 지하철이 다음 역에 도착하자 유유히 내렸다.

피해 할머니는 이후 병원으로 후송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NYT에 따르면 해당 폭행 영상은 온라인에서 이날 오후 현재 1천1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NYT는 "주변 승객들이 폭행 장면을 촬영하고 소리쳤지만 개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도 "주변 승객들이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폭행을 저지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폭행 영상을 게시한 트위터 이용자는 자신은 사건 현장에 없었고, 범인 검거를 위해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면서 "진정한 뉴요커는 폭행 장면을 촬영만 할 것이 아니라 (제지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시 주변의 승객들은 분명히 '우', '아'만 말할 뿐 아무런 (문제) 의식이 없는 어린애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경찰(NYPD)은 폭행범의 얼굴을 담은 당시 영상을 트위터에 올려 수배에 나섰고, 사건 발생 거의 2주만인 이날 범인을 검거했다.

다만 범인의 구체적인 신원과 범행 동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뉴욕경찰은 이날 트위터에 폭행범 체포 소식을 전하면서 "피해 할머니는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여전히 치료를 계속 받고 있으며 변호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