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1년 이주열, 통화정책은 안정적…'쓴소리'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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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에 금리 어쩌나…내부혁신·통합별관 재건축 등 과제도
BIS 이사로 첫 선출 등 국제 위상 높아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 후 1년이 지나 다음 달이면 6년 차에 접어든다.
지난해 이주열 총재는 44년 만이자 한은 독립 후 첫 연임 총재로서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출발을 했다.
지난 1년간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쓴소리'를 하는 역할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 금리 추가 인상…통화정책 노련하게 운용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주열 2기' 첫 1년간 통화정책은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작년 11월 추가 금리인상 등 과정에서 금융시장과 커뮤니케이션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흐름과 조화를 이루었고 메시지도 정교했다는 것이다.
부총재 시절부터 금통위원 경력만 9년 차에 접어드는 이 총재의 노련함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오석태 SG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무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금리인상 자체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린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필요했다는 의견과 경기둔화 추세를 고려하면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작년 초에 올려야 했는데 실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연준도 긴축 일단 멈춤…한은은 '동결'로 버티나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 동결을 예고하는 등 '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급선회하면서 한은은 숨통이 트였다.
국내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데 한미금리 역전 폭 확대 우려 때문에 떠밀려 금리를 올리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한은은 당분간 관망하고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21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한다는 현재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금리인하론에 불을 붙인 것을 두고 이 총재는 IMF와 서로 시각이 다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확신할 단계가 아닌 데다 국내에서도 금융불균형 문제가 해소된 정도는 아니어서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약해졌지만 규모가 워낙 커진 상태이고 부동산 시장도 경계심을 모두 내려놓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정책 조언은 더 적극적으로…내부 혁신도 필요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이 총재가 새 정부에서도 신임을 받았다는 점은 한은 중립성 강화의 증표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 총재도 한국 경제 현안에 관해 정책당국에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임 총재로서 무게에 비해 한국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소신을 밝히는 목소리가 작아서 아쉽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횟수는 적지 않은데 메시지가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연임 총재이니만큼 비판을 받더라도 사회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재정정책과 조합을 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좀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 혁신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눈에 크게 띄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0월 국감에서도 '한은사(寺)'라는 별명이 거론됐다.
폐쇄적이고 고립적으로 운영돼서 절간 같다는 것이다. ◇저성장·저물가 시대 중앙은행 역할은…통합별관 재건축 등 과제
이 총재의 과제는 새로운 환경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정립부터 통합별관 재건축 마무리까지 다양하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상태에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직면했다.
풀어둔 유동성을 거둬들이다가 말고 다시 부양에 나서야 하는 모습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경제도 재정이 적극 나서야 2%대 중반 성장세 유지가 가능해 보이고 물가 상승률은 한은 목표(2%)보다 한참 낮다.
문제는 혹시라도 위기상황이 됐을 때 한은이 예전과 같은 정책을 펼칠 여력이 작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는 2012년부터 8차례 내린 뒤에 2차례 겨우 올렸다.
이 총재가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이사로 선출돼 '이너서클'에 들어가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국제금융 현안을 더 빨리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꼬여버린 통합별관 재건축 문제도 어려운 숙제다.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발주기관인 조달청이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아직 계약도 못 했다.
한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내년 상반기에 입주하려던 계획에는 이미 차질이 빚어졌고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임대료 월 13억원 더부살이 생활은 기약이 없다.
/연합뉴스
BIS 이사로 첫 선출 등 국제 위상 높아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 후 1년이 지나 다음 달이면 6년 차에 접어든다.
지난해 이주열 총재는 44년 만이자 한은 독립 후 첫 연임 총재로서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출발을 했다.
지난 1년간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쓴소리'를 하는 역할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 금리 추가 인상…통화정책 노련하게 운용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주열 2기' 첫 1년간 통화정책은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작년 11월 추가 금리인상 등 과정에서 금융시장과 커뮤니케이션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흐름과 조화를 이루었고 메시지도 정교했다는 것이다.
부총재 시절부터 금통위원 경력만 9년 차에 접어드는 이 총재의 노련함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오석태 SG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무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금리인상 자체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린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필요했다는 의견과 경기둔화 추세를 고려하면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작년 초에 올려야 했는데 실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연준도 긴축 일단 멈춤…한은은 '동결'로 버티나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 동결을 예고하는 등 '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급선회하면서 한은은 숨통이 트였다.
국내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데 한미금리 역전 폭 확대 우려 때문에 떠밀려 금리를 올리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한은은 당분간 관망하고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21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한다는 현재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금리인하론에 불을 붙인 것을 두고 이 총재는 IMF와 서로 시각이 다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확신할 단계가 아닌 데다 국내에서도 금융불균형 문제가 해소된 정도는 아니어서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약해졌지만 규모가 워낙 커진 상태이고 부동산 시장도 경계심을 모두 내려놓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정책 조언은 더 적극적으로…내부 혁신도 필요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이 총재가 새 정부에서도 신임을 받았다는 점은 한은 중립성 강화의 증표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 총재도 한국 경제 현안에 관해 정책당국에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임 총재로서 무게에 비해 한국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소신을 밝히는 목소리가 작아서 아쉽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횟수는 적지 않은데 메시지가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연임 총재이니만큼 비판을 받더라도 사회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재정정책과 조합을 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좀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 혁신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눈에 크게 띄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10월 국감에서도 '한은사(寺)'라는 별명이 거론됐다.
폐쇄적이고 고립적으로 운영돼서 절간 같다는 것이다. ◇저성장·저물가 시대 중앙은행 역할은…통합별관 재건축 등 과제
이 총재의 과제는 새로운 환경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정립부터 통합별관 재건축 마무리까지 다양하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상태에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직면했다.
풀어둔 유동성을 거둬들이다가 말고 다시 부양에 나서야 하는 모습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경제도 재정이 적극 나서야 2%대 중반 성장세 유지가 가능해 보이고 물가 상승률은 한은 목표(2%)보다 한참 낮다.
문제는 혹시라도 위기상황이 됐을 때 한은이 예전과 같은 정책을 펼칠 여력이 작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는 2012년부터 8차례 내린 뒤에 2차례 겨우 올렸다.
이 총재가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이사로 선출돼 '이너서클'에 들어가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국제금융 현안을 더 빨리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꼬여버린 통합별관 재건축 문제도 어려운 숙제다.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발주기관인 조달청이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아직 계약도 못 했다.
한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내년 상반기에 입주하려던 계획에는 이미 차질이 빚어졌고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임대료 월 13억원 더부살이 생활은 기약이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