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아시아나항공 채권 상장폐지…1.2兆 ABS·회사채 투자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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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내달 8일 상장폐지키로
28일~내달 5일 정리매매
28일~내달 5일 정리매매
▶마켓인사이트 3월 24일 오후 3시55분
감사의견 ‘한정’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상장폐지된다. 1조2000억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다른 회사채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10월 발행한 600억원어치 채권(아시아나항공86)을 다음달 8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부적정·의견 거절·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폐지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86은 25~27일 거래가 정지된다. 정리매매기간은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로 정해졌다. 다만 정리매매 전까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으면 거래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국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또 채권 만기가 다음달 25일이기 때문에 회사 측이 정상적으로 상환만 해준다면 정리매매 기간이 지나도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ABS와 회사채의 기한이익을 상실해 즉시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ABS 발행 잔액은 1조1328억원에 달한다. 항공권 판매수익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ABS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리면 즉시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이 걸려 있다. 특약이 발동되면 ABS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한푼도 갖지 못하게 된다.
지난 22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이 회사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은 통상 3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이 신용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재감사 결과가 적정으로 바뀌면 등급강등 위험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86을 포함한 1100억원의 회사채도 ‘부채비율 1000% 이상’이면 즉시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새 리스회계기준(IFRS16) 도입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IFRS16 아래에선 약 2조9000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에 달하는 이 회사 운용리스가 자산과 부채에 모두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해당 회계연도에 지급한 운용리스료만 부채로 인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IFRS16을 적용하면 지난해 말 625%인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828%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ABS와 회사채에 걸린 특약이 한꺼번에 발동되면 아시아나항공이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회사는 차입금 3조4401억원 중 올해에만 9578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조3000억원이 넘는 ABS와 회사채를 당장 갚기 위해선 상당한 유동성을 조달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상장폐지되는 회사채는 1분기 감사보고서가 확정되기 전에 상환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ABS도 기업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순차적으로 갚을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회수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감사의견 ‘한정’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상장폐지된다. 1조2000억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다른 회사채 투자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10월 발행한 600억원어치 채권(아시아나항공86)을 다음달 8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부적정·의견 거절·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폐지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86은 25~27일 거래가 정지된다. 정리매매기간은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로 정해졌다. 다만 정리매매 전까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으면 거래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국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또 채권 만기가 다음달 25일이기 때문에 회사 측이 정상적으로 상환만 해준다면 정리매매 기간이 지나도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ABS와 회사채의 기한이익을 상실해 즉시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ABS 발행 잔액은 1조1328억원에 달한다. 항공권 판매수익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ABS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리면 즉시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이 걸려 있다. 특약이 발동되면 ABS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한푼도 갖지 못하게 된다.
지난 22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이 회사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은 통상 3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이 신용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재감사 결과가 적정으로 바뀌면 등급강등 위험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86을 포함한 1100억원의 회사채도 ‘부채비율 1000% 이상’이면 즉시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새 리스회계기준(IFRS16) 도입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IFRS16 아래에선 약 2조9000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에 달하는 이 회사 운용리스가 자산과 부채에 모두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해당 회계연도에 지급한 운용리스료만 부채로 인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IFRS16을 적용하면 지난해 말 625%인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828%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ABS와 회사채에 걸린 특약이 한꺼번에 발동되면 아시아나항공이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회사는 차입금 3조4401억원 중 올해에만 9578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조3000억원이 넘는 ABS와 회사채를 당장 갚기 위해선 상당한 유동성을 조달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상장폐지되는 회사채는 1분기 감사보고서가 확정되기 전에 상환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ABS도 기업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순차적으로 갚을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회수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