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자리 vs 알레르망…불붙은 '이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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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강호' 알레르망
강남권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
'전통 강자' 이브자리
'수면시장'으로 무대 넓혀 반격
강남권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
'전통 강자' 이브자리
'수면시장'으로 무대 넓혀 반격
2010년까지만 해도 이불 등 침구 시장에서 이브자리는 압도적 1위였다. 브랜드파워와 기술력을 앞세운 이브자리는 시장을 지배했다. 2012년께부터 알레르망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배우 김태희 씨 등 유명 모델을 앞세워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7년 순위는 뒤집혔다. 이브자리는 매출 1028억원, 알레르망은 1069억원을 기록했다. 40년 된 시장 지배자를 17년 된 신흥강자가 물리친 것이다. 이브자리도 수면컨설팅 브랜드를 내놓는 등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실적은 다음달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순위가 간발의 차이로 결정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 강자 이브자리
1976년 설립된 이브자리는 최초로 이불에 지퍼를 달아 팔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불솜을 교체하려면 바느질한 것을 도로 뜯어내야 했던 불편함을 없앤 혁신적 상품이었다. 가내 수공업 형태의 이불가게가 난립하던 시장에서 처음 대리점 체제를 구축한 것도 이브자리였다. 이브자리 대리점은 지금도 420여 개(전체 500여 개)에 달한다. 전국 곳곳에 판매망이 깔려 있다. 관리도 1등다웠다. 대리점 ‘영업이익률 40%’를 지켜줬다. 대리점 매출을 깎아먹는 본사 온라인몰도 열지 않았다.
혼수 예단 시장을 공략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이브자리는 ‘국민예단 브랜드’로 불렸다. 한실 이불인 ‘서동요’는 2000년대 말 예비 부부 사이에서 예단용 이불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2년 3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1년 955억원까지 늘었다.
무섭게 추격한 알레르망
2000년 설립된 이덕아이앤씨의 알레르망은 기능성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김종운 대표는 김동회 서울대 박사가 개발한 ‘알레르기 X-커버’ 원단 특허를 사들여 이 회사를 설립했다. 알레르기 X-커버의 특징은 알레르기의 핵심 원인인 집먼지진드기 등 유해물질이 이불 섬유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아토피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이브자리는 일반 침구 시장, 알레르망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의 구도가 이어졌다.
2012년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알레르망이 김태희 씨를 광고모델로 썼다. 이불업체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건 1980년대 이브자리가 배우 강부자 씨와 최진실 씨를 모델로 쓴 이후 처음이었다. 알레르망은 대리점도 공격적으로 늘렸다. 2014년 199개이던 매장은 지난 2월 342개로 늘어났다.
승자는 누가 될까
알레르망이 성장하는 동안 이브자리는 정체된 상태였다. 혼인율이 하락하고, 예단을 하지 않는 신혼부부도 늘었다. 이브자리를 성장하게 한 예단 이불 수요가 급감했다. 2014년 2배 넘게 차이나던 이브자리(당시 967억원)와 알레르망(474억원)의 매출이 2017년 뒤집어진 배경이다. 이브자리는 “백화점 침구 브랜드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한 것 등을 합치면 실제 매출은 2200억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브자리는 침구 시장을 넘어 ‘수면 시장’ 전체를 공략하기로 했다. 2014년 선보인 수면 컨설팅 브랜드 슬립앤슬립 매장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알레르망도 침구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해 기능성 침구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성장하는 수면시장을 겨냥한 두 회사의 ‘이불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전통 강자 이브자리
1976년 설립된 이브자리는 최초로 이불에 지퍼를 달아 팔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불솜을 교체하려면 바느질한 것을 도로 뜯어내야 했던 불편함을 없앤 혁신적 상품이었다. 가내 수공업 형태의 이불가게가 난립하던 시장에서 처음 대리점 체제를 구축한 것도 이브자리였다. 이브자리 대리점은 지금도 420여 개(전체 500여 개)에 달한다. 전국 곳곳에 판매망이 깔려 있다. 관리도 1등다웠다. 대리점 ‘영업이익률 40%’를 지켜줬다. 대리점 매출을 깎아먹는 본사 온라인몰도 열지 않았다.
혼수 예단 시장을 공략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이브자리는 ‘국민예단 브랜드’로 불렸다. 한실 이불인 ‘서동요’는 2000년대 말 예비 부부 사이에서 예단용 이불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2년 3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1년 955억원까지 늘었다.
무섭게 추격한 알레르망
2000년 설립된 이덕아이앤씨의 알레르망은 기능성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김종운 대표는 김동회 서울대 박사가 개발한 ‘알레르기 X-커버’ 원단 특허를 사들여 이 회사를 설립했다. 알레르기 X-커버의 특징은 알레르기의 핵심 원인인 집먼지진드기 등 유해물질이 이불 섬유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아토피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이브자리는 일반 침구 시장, 알레르망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의 구도가 이어졌다.
2012년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알레르망이 김태희 씨를 광고모델로 썼다. 이불업체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건 1980년대 이브자리가 배우 강부자 씨와 최진실 씨를 모델로 쓴 이후 처음이었다. 알레르망은 대리점도 공격적으로 늘렸다. 2014년 199개이던 매장은 지난 2월 342개로 늘어났다.
승자는 누가 될까
알레르망이 성장하는 동안 이브자리는 정체된 상태였다. 혼인율이 하락하고, 예단을 하지 않는 신혼부부도 늘었다. 이브자리를 성장하게 한 예단 이불 수요가 급감했다. 2014년 2배 넘게 차이나던 이브자리(당시 967억원)와 알레르망(474억원)의 매출이 2017년 뒤집어진 배경이다. 이브자리는 “백화점 침구 브랜드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한 것 등을 합치면 실제 매출은 2200억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브자리는 침구 시장을 넘어 ‘수면 시장’ 전체를 공략하기로 했다. 2014년 선보인 수면 컨설팅 브랜드 슬립앤슬립 매장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알레르망도 침구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해 기능성 침구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성장하는 수면시장을 겨냥한 두 회사의 ‘이불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