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위기는 미소 띤 얼굴로, 기회도 위기의 모습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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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째 해외 출장
뉴욕서 날아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메시지
뉴욕서 날아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메시지
작년 11월 이후 해외 장기 체류 중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이 25일 “‘위기는 미소 띤 얼굴로 찾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자”고 했다. 미국 뉴욕 출장 중 ‘창업자 박현주’ 명의로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다. 박 회장이 대내외에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전달한 것은 지난해 1월 신년사 이후 1년3개월여 만이다.
미래에셋 새로운 진화 고민할 때
박 회장은 그동안 1년 넘게 외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년 5월에는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대신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아 물밑에서 해외 투자사업을 이끌어왔다.
그런 박 회장이 이메일 서두에서 꺼낸 메시지는 ‘위기의식’이었다. 그는 “우리는 10년 이상의 글로벌 강세장(bull market)을 경험하고 있다”며 “항상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박 회장이 이메일을 보내오기 이틀 전 미국 뉴욕증시는 장·단기 국채금리가 12년 만에 처음 역전된 여파 등으로 급락했다. 향후 미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할 경우에 대비하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한국 부동산은 일부 청정지역을 제외하곤 우하향 선상에 진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회 또한 위기의 모습으로 올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일본 시장 진출과 함께 중국·인도 사업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의 ‘일본 진출 선언’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 중 일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일본은 업종을 막론하고 진입장벽이 두터운 탓에 국내 기업에는 ‘불모지’로 꼽힌다. 미래에셋 안팎에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네이버와 동반 진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는 메신저 앱 ‘라인’을 필두로 일본에서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해외 사업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 1분기에 그룹 해외법인이 약 700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3분기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순이익이 약 82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1분기 만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3일 총매입가 1조원이 넘는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외 투자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다음달 국내 복귀 뒤 행보 ‘주목’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새로운 성장 스토리에 대한 고민도 피력했다. 그는 “다시 한번 지금의 상황에서 고객과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미래에셋의 모습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고 있다”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새로운 진화에 대해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성남시 판교와 강원도, 남해안 개발 구상을 소개했다. 박 회장은 “지금 한국 벤처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연면적 43만㎡(13만 평) 규모의 판교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강원도와 남해안 개발에도 적극 나서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메일에서 “작년 11월 중국부터 시작한 긴 출장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르면 다음달 해외 체류 일정을 마무리하고 국내에 복귀할 예정이다.
박 회장의 복귀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금융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 관련 업무를 하는 데 필수적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조만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미래에셋 새로운 진화 고민할 때
박 회장은 그동안 1년 넘게 외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년 5월에는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대신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아 물밑에서 해외 투자사업을 이끌어왔다.
그런 박 회장이 이메일 서두에서 꺼낸 메시지는 ‘위기의식’이었다. 그는 “우리는 10년 이상의 글로벌 강세장(bull market)을 경험하고 있다”며 “항상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박 회장이 이메일을 보내오기 이틀 전 미국 뉴욕증시는 장·단기 국채금리가 12년 만에 처음 역전된 여파 등으로 급락했다. 향후 미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할 경우에 대비하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한국 부동산은 일부 청정지역을 제외하곤 우하향 선상에 진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회 또한 위기의 모습으로 올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일본 시장 진출과 함께 중국·인도 사업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의 ‘일본 진출 선언’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 중 일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일본은 업종을 막론하고 진입장벽이 두터운 탓에 국내 기업에는 ‘불모지’로 꼽힌다. 미래에셋 안팎에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네이버와 동반 진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는 메신저 앱 ‘라인’을 필두로 일본에서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해외 사업이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 1분기에 그룹 해외법인이 약 700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3분기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순이익이 약 82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1분기 만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3일 총매입가 1조원이 넘는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외 투자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다음달 국내 복귀 뒤 행보 ‘주목’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새로운 성장 스토리에 대한 고민도 피력했다. 그는 “다시 한번 지금의 상황에서 고객과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미래에셋의 모습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고 있다”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새로운 진화에 대해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 성남시 판교와 강원도, 남해안 개발 구상을 소개했다. 박 회장은 “지금 한국 벤처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연면적 43만㎡(13만 평) 규모의 판교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강원도와 남해안 개발에도 적극 나서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메일에서 “작년 11월 중국부터 시작한 긴 출장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박 회장은 이르면 다음달 해외 체류 일정을 마무리하고 국내에 복귀할 예정이다.
박 회장의 복귀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금융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 관련 업무를 하는 데 필수적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조만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